강체첵씨 피살 사건 경위서

<몽골 이주여성 강체첵의 사망사건 경위>

9월15일 새벽, 전라남도 나주에서 몽골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인 강체첵(K)씨가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살해한 사람은 한국인 양수영씨로 양씨는 몽골 여성(E)과 결혼 이후, 계속적으로 아내에게 폭력을 일삼다가 이를 피해 K씨의 집으로 피신한 자신의 아내 E씨를 찾으러 K의 집으로 갔습니다. 거기에서 K씨에게 아내를 내놓으라고 협박을 하던 중 본인이 가지고 온 과도로 K씨를 수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입니다.

1. 사건 발생 배경

이번 사건에서 사망에 이른 강체첵씨(26세)는 지난 2009년 3월, 몽골에서 전라도 나주로 결혼이주하여 온 몽골여성입니다. 인삼농사를 짓고 있던 남편과 시부모님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 현재 4개월 된 아기를 기르며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양수영씨(33세)는 체첵씨가 몽골에서부터 알고 지내다가 한국으로 시집 온 몽골 여성 에레(가명.E)씨의 남편이었습니다. E씨는 2009년 10월 전라도 나주로 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결혼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E씨의 남편인 양씨는 무직자였고 술을 자주 마셨으며, 술을 마실때마다 E씨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괴롭혔고 그 가족들은 E씨가 외출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한국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도저히 결혼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E씨는 이혼을 결심하였고, 사망한 체첵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체첵씨의 집으로 남편의 폭력을 피해 며칠간 가 있던 중이었습니다.

2. 사건 발생 경위

• 9월 10일

집안에서 남편과의 다툼으로 E씨는 집에서 쫓겨난 이후, 체첵씨의 도움으로 영산포의 한 공장에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알고 찾아왔고, 남편을 본 E씨는 두려움에 체첵씨에게 다시 연락하였고 체첵씨 부부가 공장으로 찾아와 양수영씨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양수영씨가 경찰을 불러 경찰이 왔으나 부부간의 문제이니 잘 해결하라고 하며 돌아갔습니다. 이후 양수영씨는 혼자 집으로 돌아갔고, E씨는 체첵씨 부부와 함께 체첵씨의 집으로 갔습니다.

• 9월13일

양수영씨는 체첵씨의 집으로 찾아와 이혼을 요구하며 위자료로 2,000만원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중개업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이라는 것이 그의 요구였습니다. E씨의 시어머니가 체첵에게 전화를 걸어 화를 내었고, E씨와 체첵과 함께 있던 몽골여성 2명이 함께 E씨의 집으로 가서 시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E씨의 시어머니는 E에게 이혼을 하겠냐고 물었고 E씨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남편이 당장 이혼을 하러 가자고 하여 목포 가정법원으로 양수영씨가 운전하던 차를 타고 다른 몽골여성들과 함께 가던 중 시어머니가 양수영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양수영이 이혼을 고려하자고 말하였으나 E씨는 이를 거절하였지만 양수영씨는 차를 돌려 다시 본가로 돌아갔습니다. E씨는 두려움에 남편과 같이 살 수가 없다며 짐을 챙겨서 나왔고, 이를 본 E씨의 시아버지가 나주에 있는 체첵씨의 집으로 E씨를 데려다주었습니다.

• 9월14일

양수영씨가 아침부터 체첵씨의 집으로 여러번 전화를 해 왔으나 E씨는 두려움에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저녁 7시쯤 양수영씨가 체첵씨의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체첵씨가 문을 열어주었고 양수영씨는 집안으로 들어와 물을 한 잔 달라고 하여 물을 마셨는데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양수영씨는 계속해서 E씨에게 집으로 돌아가자며 종용하였습니다. 체첵씨가 양수영씨에게 “오늘은 술을 마셨으니 술이 깨고 난 뒤에 맑은 정신으로 이야기하자. 내일 와서 데려가라” 고 말을 하자, 양수영은 갑자기 양말 속에 밀 숨겨온 과도를 꺼내 체첵을 찔렀습니다. 체첵의 비명을 듣고 집에 있던 체첵의 남편이 그 자리로 뛰어왔을때는 이미 양수영이 체첵의 몸을 누른 상태에서 5-6차례 이상 칼로 찌른 상태였습니다. 남편이 막아보려 하였으나 역부족이었고, 체첵의 남편 역시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양수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을 걸어나갔습니다. 119 구급차를 불러 체첵씨를 급히 병원으로 이송하였지만 과도한 출혈로 인하여 체첵씨는 병원에 도착한지 1시간 만에 사망하였습니다.

현재 가해자인 양수영씨는 수배중인 상태에 있습니다. 양수영씨의 아내인 몽골이주여성 E씨는 전라도의 모 쉼터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지만 매우 불안함과 두려움에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습니다.

3. 체책씨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요구

우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몽골이주여성 강체첵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폭력피해 이주여성을 보호하려다가 자신의 생명을 빼앗긴 체첵씨에 대해 정부에서는 의사자 대우 혹은 이에 준하는 적절한 대우를 함으로써, 체첵씨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체책 씨의 경우는 항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체cpr씨처럼 가정폭력 피해를 당한 이주여성을 돌보는 개인이나 단체가 폭력 가해자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셋째, 체첵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은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입니다. 정부는 이주여성이 더 이상 가정폭력으로 피해당하지 않도록, 또한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가정폭력 예방교육 및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 및 지도, 감독을 강화함으로써 가정폭력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되고 해결될 수 있도록 더욱 엄정한 법집행 및 이에 따른 시민의식 개선에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넷째, 인신매매성 결혼을 중개하고 있는 국제결혼중개업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혼인을 파하면 2,000만원을 배상하도록 계약서에 명시를 하고 결혼을 알선한 중개업체는 명백히 인신매매성 결혼을 주선한 것입니다.

우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전국 5개 지부와 본부에서 체첵씨를 위한 분향소를 설치하여 그녀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이주여성이 남편의 폭력으로 고통당하지 않음은 물론, 이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일어나지를 않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