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주여성들의 열악하고 유해한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정당한 피해보상을 하라!
-노말핵산에 중독된 태국여성노동자 고통에 접하고-
지난 12일 언론에 발표된,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 요리 엘시디-디브이디 부품제조업체에서 유독한 작업환경 때문에 태국여성 노동자 5명이 ‘유기용제 중독으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다발성 신경장애에 걸렸다’는 일연의 사태를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더욱이 유해독성 물질인 “노말핵산이 신체에 이런 악영향을 끼쳤는지 몰랐다.”는 회사 측의 변명을 듣고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세척제나 공업용 접착제로 사용되고 있는 유기용제가 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보호 장비 없이 신체가 여기에 노출될 경우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여성노동자를 하루 15시간 씩, 장갑이나 안경, 마스크 등 보호장비 없이 독성물질에 노출시키면서 일을 시켰고, 그 결과 이주여성들이 신체가 마비되는 상태로 몰고 갔다. 우리가 안타까와 하는 것은 이 사고가 우연이 아닌, 예고된 사고라는 점이다. 많은 이주여성들이 열악한 작업환경과 유해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며, 주거환경 역시 매우 열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의 사건은 잠재되었던 위험이 드러나는 한 단면이라는데서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국제인권선언에 의하면 인간의 건강권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의 하나로서, 어떤 경우에도 침해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보호해야 할 중요한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 노동법에서도 여성의 근로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사업에서 특별한 보호를 받도록 명시되어 있다. 여성노동자는 생리적인 특성과 모성의 보호를 이루기 위하여 보호되어야 할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1995년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된 북경선언 32조항과 관련된 행동 조항에 의하면, 정부는 외국인여성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여성이주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 착취로부터 인권을 보호하고 그 완전한 실현을 보장한다. “ 라고 명시, 이주여성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모성을 가진 이주여성노동자를 안전장치 없이 유해산업에서 방기하여 중독 되게 한 것과 장시간 저임금에 방치한 것은 폭력이며, 인권 착취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체 이주노동자의 37%에 달하는 약 15-16만명의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의 인종차별과 성차별적 시선 속에서 장시간 근무와 저임금,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건강을 해치고 있으며, 매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차제에 이 땅에 들어와 일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의 건강권을 비롯한 인권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해당 업체는 노말핵산과 관련된 모든 이주여성노동자들의 완전치료를 책임지고, 응분의 보상을 해야 하며, 모든 산업체에서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하고 만전을 기함으로 이주 여성의 건강권, 모성권,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