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빈곤화와 이주의 여성화 현실 앞에서
  
인류는 모두 평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은 제1조에서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우리 모두는 이성과 양심을 가졌으므로 서로에게 형제자매애의 정신으로 행해야 한다.” 선언하고 있다. 이 인권헌장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자유와 평등을 위한 기본적인 권리를 갖고 있으며 존엄한 존재임을 명시하고 있다. 2조에는 “피부색, 성별, 종교, 언어, 국적, 갖고 있는 의견이나 신념 등이 다를지라도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고 선언함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됨을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인류의 평등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조항은 역설적으로 인류 사이에 차별이 있음을 고발하고 있다. 그 차별은 구체적으로 피부색에 의한 인종차별과 부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의 국적 차별, 남성과 여성 사이의 성차별과 종교와 사상에 의한 차별이 있어 세계가 평등하지 않음을 직시하고 있는데, 바로 이 차별이 우리나라에서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향해지고 있다.

빈곤의 여성화와 이주의 여성화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지구화 과정 속에서, 각국의 개발정책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빚어낸 ‘빈곤의 여성화’ 현상이 악화되고 있다. 이 악성적인 ‘빈곤의 여성화’는 아시아에서  ‘이주의 여성화’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전역에서 해외이주자 중 여성이주자들이 69%를 차지하고 있으며,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70% 이상이 여성들이라고 한다. 그 여성들은 가사노동이나 공장노동, 성산업에서 일을 하며 때로는 국제결혼을 통해 이주를 한다.    한국에도 고향을 등지고 이 땅에서 들어와 살고 있는 외국인이주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노동현장에서, 성매매현장에서, 국제결혼현장에서 단지 국적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한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거기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3중의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국내 이주여성의 실태
현재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여성들은 유입과정과 일의 성격을 기초로 하여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산업연수나, 개인적 인맥 등을 통하여 들어와서 정규직, 비정규직종에 종사하는 이주여성, 2)결혼알선업체,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등을 통하여 국제결혼의 형태로 들어오게 된 이주여성, 3)연예인 비자(E-6)를 통해 입국하여 성산업에 유입된 이주여성이다. 이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나라와 자신의 빈곤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경제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니고, 새로운 삶의 탈출구로서, 변화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제 삼의 나라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출국 이유는 어떻든 간에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생활상의 어려움과 인권문제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1.  이주노동자의 경우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이주여성노동자는 전체 이주노동자 중 37.3%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외국이주여성노동자들은 크게 공장 등 생산직이나 식당이나 다방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여성 이주노동자의 경우 남성노동자와의 임금차별은 물론이고, 성희롱, 강간 등 성폭력과 같은 이중의 인권침해가 빈발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생리휴가는 물론, 임신, 유산 후에도 사업주의 눈치를 보며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어서, 여성권은 물론 모성권에 대한 보호 장치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것을 밝히고 시정하기 위해 1995년경부터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이나 국제모임에서 이주여성노동자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1) 빈곤과 경제 문제
2002년 발표된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의 실태조사 보고에 의하면 이주여성노동자의 반 이상이 월세로 살고 있었으며, 매우 좁은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이 봉제공장에서 섬유제품을 만들며, 공단에서는 컴퓨터부품을 조립하는 일을 한다. 일주일 근무시간은 보통 67~88시간으로 하루에 12-14시간 장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한 달에 4일 정도 휴일이 있었다. 월평균 임금으로는 53~100만 원 이하가 70.7% 이었으며, 남성노동자들에 비해서 2/3 정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겪는 직장생활의 애로는 장시간노동과 열악한 작업조건, 직업병이나 산업재해,  임금체불과 저임금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노동자들과 같이 일할 경우 한국 노동자나 상사와의 갈등, 여권/비자문제나 브로커 갈취, 불법체류에 대한 신고위협 역시 문제라고 하였다.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는 29.1%가 임신 중에 정기검진을 받지 못하였고, 57.7%가 임신 후 쉬운 업무 변경을 부탁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임신사실을 숨겨야 했기 때문이었다. 여성이주노동자의 56.3%는 한국에서 유산 경험이 있었으며, 유산 후 휴식기간이 1주일도 안되었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모성을 돌볼 수 없는 것이  이주여성노동자들의 형편이다.

2) 언어소통 및 문화적 갈등문제 문제
이주여성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 갈등을 거론할 만큼,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다. 모성보호정책이나 근로기준법, 성폭력특별법, 생리휴가나 근로기준법 등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한 상담소나 센터들의 경험에 의하면 언어를 몰라 당하는 불이익의 폐해가 엄청나다.  

3) 폭력문제
최근 일부지역의 조사에 의하면 45% 이상의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성폭력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업장내에서 성폭력을 당하고, 성추행, 성희롱등을 당했다. 대부분 직장 상사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는데, 퇴근시간 이후에, 작업장 내에서 이루어졌다고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이 성폭력을 당하고도 참았으며, 성폭력 피해사실을 알린 경우 피해가 보상되는 것이 아니라 해고를 당했다. 이들 중 성폭력 가해자가 처벌되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에도 추방이 무서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 신체 폭력 뿐 아니라 언어폭력도 자주 경험하는 것이다. 언어폭력에 성희롱 불친절, 차별적인 모욕을 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4)인권의 사각지대
이주여성들은 성차별적 임금과 대우, 2) 모성보호와 육아지원의 부재, 3)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4) 성산업에의 유인 강요, 5)여성기숙사의 부족과 같은 특유한 인권문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인권침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많은 경우 불법체류자라는 약점 때문에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하는 인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고용허가제가 실시되어 합법적인 공간에서 일하는 여성이라 할지라도 성차별에 의한 인권착취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5) 자녀문제
아동권에 대한 국제협약에 의하면 아동은 어떤 경우에도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일차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생존과 발달의 원칙이 고려되어야 하고 특별보호조치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은 아동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아동의 기본적 건강과 복지, 교육, 여가, 문화적 활동에 대한 조치가 미흡이다. 불법체류자들의 자녀 경우에는 건강권이나 교육권이 제한을 받는다. 건강보험이 없기 때문에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권에 있어서 초등학교 입학은 허용되지만, 일선 학교장들의 무관심과 인식부족, 학부모들의 편견 때문에 잘 수용이 되지 못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학교장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진학이 매우 힘들다. 특히 여야의 인권에 있어 이주노동자들의 자녀들은 성폭력의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으나 이를 위한 장치가 전무한 실정이다.
  
5) 귀환 문제
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직면하는 문제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주거환경, 특히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상의 제약 때문에 당하는 어려움 등 인권의 문제가 드러난다. 이러한 한국에서의 인권문제 외에도 이주여성들에게 심각한 과제가 하나 있다. 귀환의 문제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귀환을 해도 자국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없어 돌아가서 할 일이 없다. 그래서 가족들조차 이들의 귀환을 반기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가족과의 관계도 멀어지고, 돌아갈 수도, 머물 수도 없는, 경계선에서 서성이어야 하는 아픈 현실 속에 처해있다.  

2. 국제결혼으로 유입된 이주여성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둘의 국제결혼 관계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한국여성의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남성 경우이다. 또 다른 경우는 외국 남성과 외국 여성 간의 결혼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0년에서 2003년까지 한국남성과 혼인한 외국인 여성의 수는 총 102,168명이다. 1990년 한해 한국남성과 혼인 신고한 외국인 여성수가 619명이었던 것이, 2003년 한해만 19,214명의 외국여성이 한국남성과 결혼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들어 국제결혼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적별 분포를 보면 2003년도 한해 혼인 신고한 19,214명의 여성들 중 중국 국적자 70%, 일본국적자는 6% 그리고 기타 나라로 분류되는 필리핀, 태국, 러시아, 몽골 등의 국적자가 22%로 제3세계 여성들이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신매매성 결혼에 의한 인권침해  
가난한 제삼세계 여성들과 한국남성들과의 국제결혼은 이미 전통적 개념의 결혼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상업화된 결혼시장을 통해 알선된다. 가난한 여성이 가족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제결혼을 선택하는데, 심한 경우 매매혼의 성격까지 띠고 있으며 사기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가난한 제3세계 배우자는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계급차별, 성차별이 복합되어 다중적인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 남편에 의한 상습적 구타와 돈 주고 사온 물건 취급하거나, 가정부 정도로 취급하는 시집식구들의 태도, 남편의 경제적 무능력 등으로 결혼생활의 위기는 물론 인격 장애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체류상의 불안정문제
결혼한 이주여성의 경우, 한국인 남편과 살고 있으나 방문동거비자로 체류자격을 취득해야 하는 외국인의 신분이기 때문에 복지대상에서 배제되어 있다. 어떤 이유라도 결혼사유가 해소되면 법적으로 불법체류자의 신세로 전락하는 등, 법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 최근 국제결혼 한 이주여성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 남편이 죽거나 실종했을 경우나 미성년자를 부양할 경우, 남편의 귀책사유에 의해 이혼이나 별거를 할 경우, 귀화할 자격을 주도록 자격요건을 완화했다. 그렇지만 그러한 이혼이나 별거의 귀책사유가 남자에게 있다는 걸 증명해 내기는 무척 힘들다.

한국사회로의 적응문제
외국인과의 결혼한 경우 많은 문제가 파생하고 있다. 국제결혼을 곱지 않게 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편견과 몰이해, 문화적 차이와 언어문제에서 오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겪는 배우자와 가족 구성원 간에 겪는 갈등문제는 이주여성 당사자의 고통은 물론, 가정해체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구성원이 될 이주여성에 대한 사회적응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인과의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들의 왕따 문제와 정체성 문제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3. 성산업에 유입된 이주여성의 경우

빈곤에 의한 성산업으로의 유입문제
통계에 의하면 생산직에 종사하는 이주여성들 가운데 10.9%가 성매매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을 정도로 성산업에로의 유인강요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주여성의 성산업으로의 유입에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유입과정에서 대부분 경우 인신매매 과정을 걸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인신매매는 성산업 또는 성매매 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외국인이주노동자 상담소들의 상담 접수 사레에 의하면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외국 이주여성의 경우 생산직 공장 취업 미끼, 국제결혼을 빙자한 경우, 공연예술 빙자 등 전형적인 취업사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공연예술비자로 들어 온 여성들의 경우에 성매매 시장으로의 유입이 가장 심각한 현상이다. 이들 중에는 가족의 생계와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청해서 성매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1996년 이전에는 노동자로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 중 소수가 공장에서 실직하거나 체류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가난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성매매 업소로 유입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1996년 이후 미군기지촌의 성매매 업주들의 조직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외국인 여성들이 국내 성매매 업소로 인신매매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성산업에 유입된 이주여성은 기지촌의 클럽 및 보도방, 나이트클럽, 티켓다방, 유흥주점, 단란주점, 심지어 사창가까지 확산되어 있으며, 이들 여성들은 공연, 테이블 서비스는 물론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3년 여성부의 외국여성성매매 실태조사에 의하면, 외국인 여성종사자들의 국내유입 원인을 1)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서 국가 간의 불균등발전과 성의 상품화, 2)인력을 해외로 송출함으로써 영리를 추구하는 국제인력송출업자 또는 국제인신매매조직, 3) 가난과 실업이 만연한 송출국 사회와 자국인의 해외송출을 장려하는 송출국 정부정책 및 가부장제 문화, 4) 성산업에 필요한 여성을 충원하려는 한국사회와 그것을 방조한 한국 정부정책으로 들고 있다.

노동조건
위 보고서에 의하면 성산업에 유입되어 업소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들은 저녁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휴일 없이 일하며 평균 주중에는 8.37시간, 주말에는 9.76시간을 일한다. 이들의 임금은 월 평균 78.47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생산직 여성의 2002년 평균 임금 99.5만 원보다 낮다. 이렇게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업소에서 일하면서 이들은 평균 하루에 1번 이상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래서 이들은 장래 하고 싶은 일로 ‘공장노동자’라는 응답이 87.2%로 높게 나타날 정도로 자신들이 하는 일에 강한 불만을 갖고 공장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권침해
성매매 관련 업소에서 일하는 이주 여성들은 다양한 형태의 벌칙 및 벌금제도에 묶여 있다. 업소주인이나 한국인 종업원에게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한국인이 자신을 인간이 아닌 동물로 여긴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노동과 술, 담배 등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몸이 아플 경우에도 제대로 보건 혜택을 받지 못한다. 10명 중의 1명이 임신을 한 적이 있고, 이들 중 80%가 임신 중절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들은 집단 숙소에서 거처해야만 하며, 42.9%가 업소건물에서 생활하며, 한국인 고객이나 업소주인 등에게 성적 서비스를 강요받았다고 조사되었다.
  성산업으로 유입된 외국인여성 대부분이 여권을 업주에게 압수당하고 나체쇼나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화대를 착취당하였으며, 위협이나 협박, 구타, 강간 등의 폭력에 의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들은 범죄조직으로부터 피해신고를 하면 강제로 추방되리라는 협박과 위협에 노출되기 때문에 한국정부에 신고하는 것을 포기한다.
    한편 구 소련계 여성들의 성산업유입이 급속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러시아여성의 급증은 러시아 여성 성 구매를 통해 “백인 여성을 지배하였다”는, 황인종으로서의  백인에 대한 왜곡된 인종주의가 함축되어 있다.

  이주민과 그 가족의 권리에 관한 협약
  아시아에서 점점 증가하고 있는 ’이주의 여성화‘ 현상 한 복판에 ’인신매매성 이주‘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시아의 이주노동운동가들은 “이주노동이란 근본적으로 빈곤에서의 탈출과 새로운 삶을 개발하기 위한 이주민의 욕구가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주노동을 규제하면 할수록 국제인신매매가 늘어난다. 따라서 이주노동을 합법화하는 것이 국제적 인신매매를 줄일 수 있는 길이며, ’인신매매성 이주‘를 줄이고 이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모든 나라가 유엔이 정한 ‘이주민과 그 가족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엔의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에 대한 협약”은 이주노동자로 분류된 사람과 그 가족은 그 법적 지위 즉 체류의 합법, 불법 여부에 관계없이 인권을 누릴 권리가 있으며, 생명권이 보호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법에 조인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한국에서 이주여성 인권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한 사회의 인권지수는 그 나라에서 가장 차별받는 계층의 인권실태로 가름한다고 한다. 이주여성은 우리사회의 인권잣대다. 인종차별, 성차별, 계급차별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주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이들을 배타적으로 대하지 않고, 우리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이고, 이들을 이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공동체적 사고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주여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부장적 사회구조와 가족구조, 여성의 몸의 상품화를 통한 타자화와 여성의 소외 문제, 글로벌 자본을 통한 여성노동의 이동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이주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법적, 제도적 조건들이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확보되도록 한국인들의  연대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