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8세계여성의날. (21).JPG

ㆍ유세영씨 등 ‘플래시몹’ 참여

   8일 서울 중구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는 유엔이 정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조금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여성단체연합회가 마련한 플래시몹(flash mob·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것) 행사다.낮 12시가 되자 30여명의 여성이 사방에서 뛰어나와, 가요 ‘챔피언’의 전주에 이어진 그룹 아바의 ‘댄싱퀸’에 맞춰 춤을 추며 여성의 날을 만끽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상담일을 하는 필리핀 출신 이주 여성인 유세영씨(30)는 자신의 단체 회원 6명과 함께 나와 ‘그녀에게 빵과 장미를’이라고 적힌 천 조각을 흔들며 ‘댄싱퀸’의 음악에 몸을 맡겨 흥겨워했다.“한국에서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 낮춰 부르잖아요. 하지만 여성은 출산과 육아라는 부담이 더해지는 만큼 더 배려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여성을 낮춰보는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곤란하죠.”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8일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해피 위민스 데이(Happy Women‘s Day!)라는 이름의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세구 선임기자
    그는 “미리 춤 연습도 하고, 3시간가량 준비했는데 막상 참석해보니 힘이 난다. 외국에서 왔으니 말도 다르고 풍습도 차이가 나 어렵지만 이 행사에 참여하고나니 뭐라 말로 할 수 없지만 활력이 생긴다”면서 “여성이 자립하려면 경제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일자리 얻기가 가장 힘들다. 정부나 여러 단체의 지원이 더 많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이주여성이 한국에서 쉽게 정착할 수 있는 비결을 두고 “우선 한국에 대해 공부를 해 잘 알아야 하고, 일자리를 찾아야 하며,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에 온 지 10년이 된 유씨는 한국인으로 귀화했다고 소개한 후 “오늘 구호처럼 여성에게 ‘빵과 장미꽃’은 똑같이 필요하다”며 “여성으로서, 특히 이주여성에게는 사회적 배려와 보살핌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씨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역과 신촌역 근처에서 예정된 플래시몹에도 동료들과 함께 참여했다.

                                                                            유인경 선임기자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