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인터 뉴스레터] 2024. 12. 31.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최근 윤석열 퇴진 광장에도, 2024년을 살아내는 우리 마음에도 가장 많이 울려퍼지는
“다시 만난 세계”를 2024년 이여인터의 역동을 잘 담아낸 곡으로도 선정해봅니다.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이 순간의 느낌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환란이 짙은 어둠속에서도 우리의 빛을 쫓아 함께, 계속, 다시 keep going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분들을 추모합니다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합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분들을 추모합니다.
 
เราขอแสดงความเสียใจอย่างสุดซึ้ง
เรารำลึกถึงผู้เสียชีวิต จากอุบัติเหตุเครื่องบินเจจูแอร์
 
Expressing our deepest condolences and sympathy
Offering our heartfelt condolences in memory of the victims of the Jeju Air plane accident
 
我们表示深切的慰问和哀悼。
悼念济州航空客机失事遇难者。
 
Xin gửi lời chia buồn sâu sắc tới các nạn nhân
Tưởng niệm các nạn nhân đã hy sinh vì tai nạn máy bay của hãng hàng không JeJu
 
យើងខ្ញុំសូមចូលរួមរំលែកទុក្ខ 
និងរំលឹកដល់ជនរងគ្រោះក្នុងឧបទ្ទវហេតុយន្តហោះ Jeju Air
 
Ipinapaabot namin ang taos pusong pakikiramay at simpatiya.
Ipinapaabot ang aming pakikiramay sa ala-ala ng mga biktima ng aksidente ng eroplanong Jeju Air.
 
Гүн эмгэнэл илэрхийлье. 
Жэжү нисэх онгоцны ослоор амь үрэгдсэн иргэдийг дурсан хүндэтгэе.
 
2024. 12. 30.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2025년을 만나는 다짐
  
차별과 경계를
넘어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해였습니다.
하지만 이여인터와 함께 이주여성의 존재를 알아채고
이주여성의 이야기에
주목해준 여러분의 애정과 연대
이주여성 편에 더욱 꼭 붙어 설 수 있었습니다.
  
이주여성의 이야기
생생하게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
이주여성의 존재가 더욱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파편화된 존재들
목소리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이주여성과 함께 더 단단한 한해를 만들어가겠습니다.
  
2024년의 마지막 날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용감한 연결 ❤️ 따뜻한 연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후원캠페인
용감한 연결 ❤️ 따뜻한 연대
한국이주여성인 권센터 후원캠페인

겨울의 추위보다 매서운 시대를 용감하게 보내는 여러분께 안부를 전합니다.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운 겨울 
이주여성은 한국사회의 시민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은 하지 못하는 것인지 
마음 졸이는 나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주여성은 가장 마지막에 호명되어왔던 차별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광장에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 
자신의 존재를 위협한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주여성의 편에서, 이주여성과 함께 용기를 냅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주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이야기하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활동에 주목합니다.
집과 일터가, 학교와 일상이 이주여성에게도 안전할 수 있도록 
반인종차별적이고 성평등한 제도 변화를 이끌어갑니다.
 
이주여성이 자유롭고 거침없이 광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평등하고 안전한 일상의 주체가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차별과 혐오로 뒤덮인 겨울을 
이주여성과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후원으로 함께해주세요.
 
우리의 따뜻한 연대는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듭니다.
지금, 여러분의 용감한 연결❤️따뜻한 연대를 기다립니다.
 
– 2024년 겨울 속에서 온기를 만들며,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후원계좌: 1005-601-348684
(우리은행,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민주주의를 외치는 이주여성 촛불광장
민주주의를 외치는 이주여성 촛불광장  
이주여성도 할 말 많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 다양성으로 균열을 내는 이주여성의 존재는 민주주의 확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차별과 편견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용감한 이주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주의에 싸움을 건 윤석열과 내란 세력들에 맞서기 위해 전국의 시민들이 각자의 광장에 모이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촛불로 심판한다” “국민주권 실현하자” “국민이 요구한다” 
대한민국에는 지금의 구호를 내(나의) 구호로 외칠 수 없는 250만의 “비국민” 외국인 시민이 존재합니다. ‘국민’이 아닌 사람들은 광장에서 ‘정치활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의 차별적인 법이 이주민이 시민으로서 목소리 내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장에서 목소리 내는 이주민의 체류에 심각한 불이익을 주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지금의 광장에 이주민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주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민주주의 실현을 바라는 시민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바라며 광장에서 외치는 구호들에, 시민들의 이야기에 이주민의 구호가, 이주민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국민을 넘어, 다양한 시민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광장이 필요합니다.
 
시민의 일상에, 시민들의 가슴에 총과 칼을 겨눈 윤석열은 반드시 퇴진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윤석열이 사라진 사회만이 아닙니다.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사라진 사회입니다. 이주여성이 시민으로 광장에 설 수 있는 사회입니다. 이주여성의 목소리와 존재가 사라지지 않는 사회입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차별과 폭력으로 얼룩진 이상한 민주주의 사회에 가로막혀 촛불과 피켓을 들고 광장에 나서지 못하는 이주여성들의 존재를 알리고, 이주여성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합니다. 
지금의 정부가 차별과 폭력을 무기로 위협해온 이주여성 삶의 이야기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함께 만들어가는 이주여성의 구호가 필요합니다.
 
어떤 언어든, 어떤 구호든, 어떤 이야기든 좋습니다. 
이주여성은 선주민들이 민주주의를 선물처럼 가져다줄 것이라 기다리지 않고 이주여성의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겠습니다. 
기다리지 않고 행동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구하는 주체가 이주여성임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이주여성의 이야기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광장에서 이여인터가 끝까지 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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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위기를 일상에서 경험하고 함께 싸워내고 있는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와 바람을 외쳐주세요.
‘다양한 언어’로 보내주시는 여러분의 이야기는 ‘한국어’와 함께 광장에서 외칠 예정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 내는 이주여성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빠르고 평등하게 변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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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퇴진과 사회 변화를 위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다양한 대응활동은 아래의 “이여인터 소식공유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여인터 소식공유방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제25차 정기총회
“차별과 경계를 넘어 이주여성 편에”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제25차 정기총회
 “차별과 경계를 넘어 이주여성 편에”
일시 : 2025. 1. 21. (화) 15:00
 
장소 :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 146 청인빌딩 7층)
 
총회내용
▹ 1부 : 아리셀 중대 재해 참사 피해자 지원 활동가 연대강연
▹ 2부 : 2024년 사업·결산안, 2025년 사업계획·예산안 보고 및 승인
 
✔️ 준비물
이여인터 회원과 나눌 선물
(10,000원 이하의 선물 또는 소장품)
 
 
※ 불참 시 위임
<위임장> 작성 후 1월 10일까지 메일(wmigrant@wmigrant.org)로 제출
 
문의 및 연락
02-3672-8988 / wmigrant@wmigrant.org
이주여성 인권현장 이야기
호주의 <No to Violence_폭력금지>와
한국 이주여성 현장의 남성 연대들

허오영숙(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

  

#1 

 피해 이주여성을 공격하는 남자들 – “ 아동성폭력으로 인한 출산 경험과 혼인취소 사건” 

 

한 여성이 있었다. 베트남에서 나고 자란 여성이다. 그의 고향은 두 바퀴 탈 것은 들어갈 수 없는 고산지대 외딴 마을이었다. 베트남 소수민족이었던 그의 고향마을에는 베트남 주류 민족인 비엣족과는 다른 문화들이 종종 남아있었다. 그 중 하나가 빳뻐였다.

 

‘빳’(밧)은 ‘잡다’를 뜻했고 ‘버’는 ‘아내’를 의미했다. 베트남어 빳버는 ‘끄업(강탈하다)버’ ‘깝버’ ‘빳꼭버’ 등으로도 불렸다. 아동기 여성을 납치·강간한 뒤 혼인 관계를 맺는 소수민족의 풍습(베트남 형법과 가족법에서 ‘불법’으로 규정)이었다.

 

그는 빳뻐의 피해자로 열네살에 출산을 하고 고향을 떠났다. 성인이 되어 한국 남성과 결혼 후에는 남편의 계부로부터 성폭력을 경험한다. 성폭력으로 쉼터에 입소 한 후에는 베트남에서 있었던 납치혼의 출산 경험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 남편으로부터 혼인 취소 소송을 당한다. 그리고 두 차례나 대법원에 상고한 끝에 결국 혼인취소가 확정되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단순 출산 사실 미고지를 이유로 혼인 취소 판결을 내려서는 곤란하다는 판례를 이끌었던 기쁨도 잠시 파기 환송심에서 패배했고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었기 때문이다. 혼인 취소 판결의 확정으로 결혼비자가 유지되기 어려운 조건이 되었고, 그는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는 2012년에 한국에 와서 2017년에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5년 가까이 되는 긴 재판 동안 그를 지원하고 응원하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활동가들, 공익변호사들, 그의 사연에 연대하는 시민들. 그런데, 지원하고 응원하는 사람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해자와 남편쪽에 선 강력한 남성들도 있었다. 그와 아무런 인연이 없는 일단의 남성들이 그를 응징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남성들로 국제결혼으로 인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그들의 오프라인 활동은 공격적이었고, 공격의 방향은 이주여성을 지원하는 단체와 이주여성 피해자였다.

 

시작은 토론회 진행 방해였다. 출산 사실 미고지가 혼인취소 사유일 수 있지만, 성폭력으로 인한 출산이었다고 해도 같은 결론일까? 한국 사회에 처음 제기된 이 재판과 물음은 여러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사건을 공론화하기 위해, 이 여성 사건의 문제의식을 명료화화기 위해 토론회는 공개적으로 여러 번 열렸다. 공개 토론회였으므로 누구나 올 수 있었고, 일단의 ‘남성연대’도 등장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 토론에는 관심이 없었다. 토론회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폭력적으로 방해하였다. 처음 제기되는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온 대다수 여성 참가들은 남성들의 폭력적 언행에 두려워했다.

 

남성들의 연대는 재판 과정에서 더 강력했다. 재판이 열리는 전주지방법원까지 방청을 와서 재판정에서 그들을 마주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때로 방청석에서도 소란을 피워 재판부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자신의 계부에게 성폭력을 당한 아내에게, 베트남에서의 아동기 성폭력으로 출산을 했던 아내에게 이혼 취소 소송을 제기한 남편을 지지하고자, 그리하여 그 베트남 여성을 한국에서 쫒아내고자 다각도로 지원했다. 그들은 자비로 베트남 여성의 현지 고향마을을 찾았고, 그 영상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나는 공격의 방향과 타겟을 날카롭게 피해자에게 돌린 채 그토록 성실한 그들이 두려웠다.

 

#2 

 가해자 남성을 직시하는 남성들 – No To Violence (폭력 금지) 

 

호주 연수기간동안 많은 토론과 관련 기관 방문과 체험이 있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단체 중 하나가 No To Violence였다. 남성들이 주도하여 만든 가정폭력 관련 단체인 No To Violence는 가정폭력 가해 남성들이 자신의 잘못을 책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쓰고 나서 이 말이 잘 와닿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처음 No To Violence에 대해 들었을 때 어떤 활동을 하는지 상상이 되질 않았다. 그러다 깨달았다. 내가 한국에서 경험한 남성들의 연대는 주로 부정적인 맥락에서 여성과 소수자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다른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상상력도 경험 안에서 제한되었다.

 

30여 년 전에 남성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무급 봉사단체로 출발한 No To Violence는 연수기간 동안 방문했던 기관들과는 다른 특징이 뚜렷했다. 무엇보다 단체의 출발을 주도한 이들은 젠더기반 폭력 가해 남성들에 관심을 가진 남성들이었다. 젠더기반폭력 피해자가 주로 여성이고, 가해자 관련 프로그램도 (여성들이 대다수인) 가정폭력상담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한국의 상황과는 다른 특성이다. No To Violence의 가장 큰 특징은 젠더기반 폭력 가해 남성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전문화하였다는 것이다.

 

No To Violence의 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멜버른시가 속한 호주 버지니아주의 젠더기반 정책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 한국은 가정폭력 신고율이 낮고, 신고하더라도 기소되는 비율이 낮아 2023년 기소율은 7.4%다. 반면, 호주는 가정폭력 사건 기소율이 한국보다 훨씬 높아서 17% 수준이라고 한다. 가정폭력 가해자가 처벌을 받아 형기를 마치더라도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No To Violence는 가해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단체의 설립 초기에는 법원의 교육 명령을 받은 의무 참석자보다 자신의 가해 행위를 바꾸고 싶어하는 자발적 신청자가 60~80%였다고 한다. 현재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 참석자는 법원명령 의무 이수자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은 보호시설인 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은 젠더기반 폭력과 관련한 지원체계가 선주민 여성 중심으로 편성되고, 2000년대 이후 이주여성 지원체계가 별도로 구성되었다. 가정폭력 피해 선주민 쉼터는 64개소, 이주여성 쉼터는 28개소 수준으로 쉼터가 부족하거나 한 상황은 아니다. 이 쉼터들은 모두 비공개 시설로, 가해자 접근을 제한하고 피해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피해자 쉼터 중심의 지원체계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집을 떠나 쉼터로 피신하도록 만든다. 반면, 버지니아주는 가정폭력 피해자는 거주했던 집에서 일상을 유지하고, 가해자가 거주지를 떠나야 한다(거주지를 떠나는 것을 선택한 여성들을 위한 쉼터도 존재한다). No To Violence는 거주지를 떠나야 하는 남성 가해자들이 더 나쁜 방식으로 가정폭력 문제에 대응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가정폭력 가해자라 할지라도 외부의 개입으로 일상이었던 주거지를 떠나 생활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주거지 강제 분리처분을 받은 가해자 직장 통근이 가능한 인근 지역의 숙소 등과 연계하여 최대 1개월까지 거주지의 안정성을 확보해 준다. 기한이 더 필요할 경우 임시 주거지를 모색하고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가해자들을 위한 정기적인 전문상담이 이루어진다. 필요할 경우 폭력 가해 행동에 대한 개선 교육과 사후관리 등 가해자들이 또다시 폭력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접근을 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No To Violence의 교육 이수 등 프로그램 참여가 가해자 처벌을 하는데 있어서 감형의 도구나 증빙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No To Violence의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업무 원칙이 적혀 있다.

 

– 우리는 페미니즘에 친화적인 단체로서 가정폭력의 젠더적 성격을 인정합니다.

– 여성과 아동의 안전은 우리 일의 중심이며,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 남성의 폭력은 선택적인 것이며, 남성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 모든 여성, 남성, 아동이 가정폭력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 ‘가족’의 정의에는 동성 관계와 혼혈 또는 혼합 가족이 포함됩니다.

– 우리는 조직 내 다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No To Violence를 방문하기 전까지 나는 “빳버” 피해자 공격에 열을 올렸던 남성들의 연대를 잊고 있었다. 종종 고향으로 돌아간 그 베트남 여성을 떠올리긴 했지만, 험악했던 남성들까지 기억에 담아두진 않았다. No To Violence 방문은 전혀 다른 결로 그들을 떠올리게 했다. 내가 경험하는 매일의 한국 남성들의 연대는 권력을 가진 가해 행위를 개인적, 집단적으로 때로 즐기고, 때로 방조하고, 때로 직접 행사하는 모습들이다. 나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남성들의 폭력성을 성찰하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실천하는 지원 그룹을 만나보지 못했다. 30년 전에 No To Violence같은 단체가 설립될 수 있는 멜버른 사회와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차이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3 

 베트남 여성 ‘박제방’을 만든 남성들 

 

호주 연수에서 돌아오고 피해자, 소수자와 연결되는 남성들의 연대가 한국사회에서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한국 사회였다. 딥페이크로 떠들썩했던 것도 잠시 온라인 성폭력 이슈가 사라지고 있던 지난 9월 말, 이주여성인권센터에 제보가 접수되었다. ‘베트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 남성들에 의한 베트남 여성 대상 성·인종 착취 텔레그램방’을 고발하는 내용의 연락이었다. 제보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의 신체 사진, 성관계 영상 등 불법 촬영물과 피해자의 신상을 공유하고 혐오와 조롱을 일삼는 이른바 “박제방”이 5년 넘게 활성화되어왔다. 이 채팅방에는 베트남에 거주하거나 베트남에 일, 여행 등의 목적으로 오가는 한국 남성 1,750여 명이 참여하고 있었고, 3,230여 개의 성·인종 착취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었다. “박제방”의 관리자는 ‘한국인을 상대로 사기 치는 베트남 여성들을 박제하기 위해’ 그룹이 만들어졌음을 주장했다. 제보자는 베트남 현지에서 마사지업소, 성매매업소, 술집, 데이팅 앱 등의 경로로 성을 구매하는 한국 남성들이 많고, 이들에 의한 여성들의 강간, 임신, 성병 등 피해 사례가 이미 베트남 여성들 사이에서 문제적인 이슈임을 전했다. 채팅방에는 피해자이거나 피해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글도 있었다. 이들은 가해를 멈추어달라고 호소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신상 박제와 성희롱, 인종차별이었다. 2024년 8월 29일 이 사건이 기사화되기 직전 “박제방”은 말 그대로 ‘폭파’되어 사라졌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성 착취 채팅방이 생존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룹을 확장하고 유지하며 활성화해왔기 때문에 이번 경우 역시 새로운 경로로 이 방이 생성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에 대해 알면 알수록 깊은 분노와 절망감이 동시에 엄습했다. 한국에서도 규제가 거의 안되는 상황에서 한국 밖 한국 남성들의 행각을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베트남 뿐만이 아니라 한국 남성들이 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 나라 여성들에 대한 ‘박제방’을 만들었을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박제방 사건을 경험하면서 다시 No To Violence를 떠올렸다. 남성들의 연대의 실천성이 유해한 방식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위로받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앞으로도 한국의 이주여성 현장에서 여전히 대다수가 가해자인 개별 남성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적극적으로 집단화한 가해 그룹으로서 남성 일단을 또 다른 사건으로 직면할 것이다. 그 사이 어느 과정에서 No To Violence와 비슷한 단체가 한국에도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This work has been supported by the Faculty of Arts, Monash University, via the Australia-Korea Foundation grants from the Australian 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이 글은 지난 7월 13일부터 24일, 한-호재단의 지원으로 호주 모나쉬대학교에서 주관한 ”성평등 정책과 연구 교류 프로젝트“의 참여 후기입니다. 이 프로젝트로 호주 멜버른 현지의 젠더기반 현장활동 단체 4곳(Intouch / AMES Australia / No to Violence / Family Violence Simulation Centre) 을 방문하고 10일간 호주의 7개 단체 활동가, 5명의 연구자와 한국 3개 단체 활동가, 5명의 연구자와 함께 한국-호주의 성평등 이슈와 활동을 교류하였습니다.
부설기관 소식
서울이주여성쉼터의 10월, 11월
✨ 차별과 경계를 넘어 이주여성 편에
함께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
 11월 후원자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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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기부금영수증 발급 안내

 
한해동안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이주여성 편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정기부금단체로, 보내주신 후원금에 대하여 2024년 연말정산시 기부금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CMS정기후원자의 경우 기부금영수증은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별도로 기부금영수증이 필요한 경우 또는 법인(사업자) 후원자는 아래의 링크에 접속하여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발급 절차 안내>
 
① 기부금영수증 신청서작성
기부금영수증 발급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필수 정보가 등록되어야 합니다.
신청서에 접속하여 아래의 개인정보를 바르게 입력해주세요
– 등록된 후원자 성명
– 개인: 주민등록번호 13자리
– 법인: 사업자번호 10자리
– 주소(우편번호 및 상세주소 포함)
 
★ 1월 5일까지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부금영수증 발급받기
–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조회(2025년 1월 중순 이후 가능)
 
※ 관련 문의 02-3672-8988
wmigrant@wmigrant.org
 폭력피해 이주여성과 자녀의 자립지원을 위한 후원기업을 찾습니다 
폭력에서 생존한 이주여성과 자녀가 안전한 일상을 회복하기에는 발에 치이는 걸림돌이, 기울어진 땅을 타고 굴러오는 돌들이 많습니다. 살 곳을 마련하는 것, 일자리를 찾는 것, 자녀 양육을 이어가는 것,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모두 이주여성이 새롭게 그리고 홀로 해내야하는 것들입니다. 집을 떠나 새로운 삶을 기획하고 일상을 넓혀나가는 이주여성의 편에 든든하게 함께할 후원 기업을 찾습니다.
이런 후원을 기다립니다
· 초기 자립을 위한 주거 지원(월세, 주택 지원 등)
· 초기 자립을 위한 필수가전과 가구 지원
· 초기 자립 시 생계 유지를 위한 생활, 양육, 교육비 지원
02-3672-8988
 wmigrant@wmigrant.org
사단법인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서울시 종로구 종로 65길 27-1 2층
wmigrant@wmigrant.org
사무처 : 02-3672-8988
상담 : 02-733-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