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을 목도하며 한국정부의 합리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인간사냥이 또 한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4월 17일 오전 11시경, 부천시 도당동에 위치한 이주노동자들이 묵고 있는 기숙사에서 인천 출입국관리사무소 소속 불법체류자 단속반 직원들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강제단속을 진행하였다. 이에 단속을 피하던 인도네시아인 ‘누르 푸아드(NUR FUAD, 1976년 2월 7일생, 남자)씨’가 옆 건물 옥상으로 뛰어 도망치려다 3층 높이의 건물에서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누르 푸아드씨는 곧 다니엘 병원으로 호송된 후 순천향대학교 부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월 18일 오전 6시경에 사망하였다. 한국 정부의 무리한 단속으로 인해 또 한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인간사냥에 대해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현재 한국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한 단속을 통해 추방시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정부가 장기체류 이주노동자 700여만 명을 합법화 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오히려 한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을 내쫓으려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의 언어, 문화, 생활상의 적응기간을 거쳤기에 작업숙련도는 물론이고 한국생활에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다. 때문에 3D업종에 한국인들이 일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제조업체로서는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이들이다. 한국산업 경제에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이들을 우선적으로 무조건 내쫓으려는 것은 국가이익에도 반할 뿐 아니라 비인도적인 처사로서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을 내쫓고 한국말조차 모르는 이들을 다시 데려와 일을 시킴으로써 각종 인권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할 때에도 지금의 강제 추방정책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민사회 인권단체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이 같은 비극적인 죽음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강력한 규탄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단속 과정에서의 위법행위가 발견 될 경우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단속반이 건물주의 동의하에 단속을 해야 한다는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바 단속과정에 대한 정부 측의 해명을 강력히 요구하고 차후 이 같은 불법 단속행위가 중단되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한국 땅을 찾아 노동자로서 묵묵히 일하는 이 땅의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이제라도 떳떳한 신분을 얻고, 당당하게 일하고, 노동의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는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이 같은 비극적인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강력한 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누르 푸아드씨의 죽음으로 인해 깊은 슬픔과 절망에 빠진 유가족의 깊은 조의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 드린다.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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