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 ^^

                                      
                                                                             레티마이 투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간사

한국에 온 지 3년이 되었지만, 사기를 당하거나 한 적이 없는 나는, 주위 사람들도 모두 잘해주고 해서 물건을 살 때도 조심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우리 센터에서 봄 소풍 때 찍은 사진들을 홈페이지 사진방에 올리려고 했는데 컴퓨터와 사진기를 연결하는 선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며칠 동안 사진을 올리지 못해 불안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센터 근처에 있는 한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CD로 옮겨 달라고 했다.

사진관 주인은 친절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았지만 나는 마음이 급해 가격을 물어보지도 않고 사진기를 맡겼다. 나중에서야 속으로 ‘아이쿠 ! 얼마인지 물어보지 않았네’ 그러면서도 ‘괜찮겠지 나에게 왜 비싸게 받겠어?’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안심을 시켰다.
“네! 다되었어요. 삼 만원이에요” 사진관 주인이 웃으면서 말했다.
“삼 만원? ”내가 놀란 표정으로 다시 물어봤더니 그 사람은 사진이 많아서 그렇다고 대답을 해주었다. 그래서 속상한 마음으로 센터로 가면서 생각을 했다. ‘그래 내가 바보였지! 사진을 옮기기 전에 얼마인지 물어봤어야 했는데…’

내가 센터 선생님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사진만 옮기는데 삼만 원이라고?” 하며 모두 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선생님이 내가 가지고 온 그 사진관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 보셨다. 그런데 그 사진관에서 “ 200장에 만오천원” 이라고 대답을 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화가 나면서 열을 받았고, 전화를 해준 선생님과 같이 사진관에 갔다.

그곳에서 사진이 100장인데 왜 삼만 원을 받았느냐고 CD를 다시 확인하라고 했는데, 그 사진관 주인들이 놀란 표정으로 “ 예 100장이라고 ” 그럴 리가 없다며 사진을 확인하고는 다시 계산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카드를 가지러 센터에 간 사이, 사진관 주인은 선생님에게 내가 처음에 사진이 몇 장 있는지 정확히 얘기를 했으면 이렇게 자기들이 잘못 계산을 할 일이 없었을 거라며 내 탓을 했다고 한다.  

선생님에게 사진관 주인부부의 말을 전해 들었을 때 나는 이 세상에 참 무섭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혼자 다시 이 사진관에 왔어도 삼만 원은 물론 돈을 더 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뭐든지 조심 또 조심하고, 무엇을 사기 전에는 꼭 가격을 물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날은 그 부부 덕분에 내가 좋은 경험을 배웠다. 하지만 외국인이라고 얼렁뚱땅 가격을 부르고 잘못을 손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좋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