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시집 온,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을 둔 박OO입니다. 저는 일단 쉼터에 너무 감사해요. 남편하고 결혼하고 거의 매일 같이 맞고 살았습니다. 한밤중에 나가라고 때려서 쫓겨난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밤에도 옷을 다 입고 자곤했습니다. 언제 또 내쫒을지 몰라서 말입니다. 쉼터에 와서 정말 처음으로 발 뻗고, 잠옷 입고 자봤습니다. 그렇게 나를 살려 준 쉼터에서 생활하며 자립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쉼터에서 나가 독립생활을 하려고 생각하니 정말 막막했습니다. 저는 아이 두명과 빈몸으로 나와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쉼터에서 공부해서 자격증을 땄지만 애들과 살만큼 경제적으로 준비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쉼터에 있을 때는 돈 들일이 없지만 나가면 다 돈인데 막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쉼터 선생님이 자립 지원으로 가전제품을 사줄 수 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후원하시는 기업이 있어서 가전제품을 준비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겁니다. 정말 깜짝 놀랐고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런 분들도 계시 구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들 2명을 키워 다른 사람한테 베푸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2015.4.24. 오후 3시30분경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님 차를 타고 가전제품을 사러 갔습니다.
제 마음은 무척 화창한 봄 날씨 같았습니다. 제 가슴이 두근두근 정말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마트에 가서 맨 처음 냉장고를 봤습니다. 와~ 너무나 제 마음에 쏙 드는 문 양문형 냉장고였습니다. 거기에 반찬하고 야채, 과일, 물, 김치 등을 넣고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에 세탁기. 이불까지 빨래할 수 있는 용량으로 큰 것으로 샀습니다. 애들하고 저의 옷을 빨 것이라 생각하니 기뻤습니다. 다음엔 밥솥, 적당한 크기의 예쁜 밥솥에 밥을 지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정말 막막하던 차에 새 냉장고, 세탁기, 밥솥이 생기니 너무 너무 좋아요.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후원금 덕분에 저와 아들 2명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것처럼 생각하고 아끼고, 닦고 예쁘게 오래오래 쓸 것입니다.
후원하신분 이후 기회가 있으면 커피라도 한찬 사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분들한테 많은 도움을 주실 지라 믿습니다.
항상 예쁜 마음으로 사세요.
고마운 마음을 무엇이라고 더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2015.4.26. 박OO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