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의 인턴 활동을 마치고

                                                                                                                                                                최민성(한림대학교 4학년)


올해 4학년이 된 나는 간단한 아르바이트는 한 적이 있었지만 사무직관련의 일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사무실이란 곳이 어떤 분위기인지 몸으로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에 전공과 큰 관련이 없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 게 다 경험이야’하는 생각에 인턴쉽에 지원을 했다. 경쟁률은 그렇게 낮은 편이 아니었지만 남자같은 이름 덕에 운 좋게도 선발이 되어 다행이었다.(이름만 봐서는 지원자 중 남자가 두 명이었음)

이주여성에 대한 문제는커녕 사회복지사업이라는 것에 대해서조차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2월1일 첫 출근을 했지만 처음부터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처음엔 국가지원을 받고 있는 줄 알았던 센터가 동사무소 옆 건물에 조그맣게 배치되어있는 것에 놀랐다. 하지만 국가지원이 아닌 민간 후원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그래서 작을 수도있겠구나’라고 느낀 동시에 이런 사업을 국가가 아닌 민간 후원만으로 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는 이주여성센터라고는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한국인직원을 생각하던 나에게 외국인 선생님들은 신기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수녀님, 스님처럼 사랑과 자비만 베풀 것 같아 부담스러운 이미지였던 사회단체가 사실은 이런 평범한 가족같은 분위기라는 것에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하는 느낌에 새삼 마음이 조금 편해지기도 했다.

주로 하는 일은 센터에서 발간한 책을 읽거나 주소록을 정리하는 것이었지만 생각보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법과 관련된 부분은 어려워 대충 보고 넘기기도 했지만 각 나라 문화의 특징, 여러 가지 상담 사례, 상황에 따른 대처법등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단지 눈으로 읽는 것만으로 현실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일개 단체, 더군다나 개개인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센터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배우고 느낀 것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세기가 힘들다. 거의 대부분이 평소 생각하던 것과는 달랐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을 때 마다 왜 그런 것인지 생각을 해보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센터 선생님들께서 가르쳐주시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진 부분도 있다는 것이 또 신기하다. 아직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관점을 살짝 바꿔보면 작은 손길이라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과 살짝만 시간을 내고 노력해도 거기에 응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는 좀 더 활동적으로 알아보고 이런 저런 일에 참여를 해 보고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