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이주가사돌봄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당장 멈춰라!
최저임금과 노동권도 보장받을 수 없는
‘국내 체류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 즉각 폐지하라!
법무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은 심각한 노동권 침해이며, 반인권적이고 성·인종차별적인 정책이다. 현재 시범사업이 시행되는 지자체는 경상남도, 전라북도, 서울시 3개 지자체로, 외국인 유학생과 졸업생, 결혼이민자 가족, 전문인력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가사와 육아 분야에서의 취업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이주가사돌봄노동자들은 최저임금, 4대 보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법무부와 지자체는 이 사업이 이주민들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사실은 이주가사돌봄노동자의 노동권을 짓밟고, 차별을 제도화하며, 노동 착취를 합법화하려는 시도일 뿐이다. 가사돌봄노동자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긴 시간의 투쟁으로 2021년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가사근로자법)’을 제정되었다. 하지만 이 시범사업은 가사근로자법뿐 아니라 근로기준법, 외국인고용법까지 무시하고 있다.
가사근로자법은 가사돌봄노동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외국인고용법 제22조 역시 외국인 노동자를 부당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와 지자체는 근로기준법의 독소조항인 제11조의 차별성을 악용하여 이주가사돌봄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는 노동자 기본권을 의도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외국인고용법의 위반이며, 국가가 앞장서서 법과 인권을 무력화하는 행태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이주민의 취약성을 이용하여 저임금 노동 착취를 제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시범사업의 참여 대상자는 외국인 유학생(D-2), 졸업생(D-10-1), 결혼이민자 가족(F-1-5), 외국인 근로자의 배우자(F-3) 등이다. 이들은 체류와 취업 활동이 한국에서 안정된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건임에도 자격과 조건에 따른 체류 연장과 취업 활동에 제한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취약성을 이용하여 정당한 노동조건을 보장하지 않으면서도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
이주여성의 돌봄노동은 비가시화된 사적 영역에서 이루어져 왔다. 가정 내의 가사노동, 간병, 육아 등의 돌봄노동이 공적인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노동 착취, 과도한 노동시간, 저임금, 부당한 대우를 받아 왔다. 돌봄노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돌봄노동을 여성의 역할로 한정하는 성별 분업의 문제와 결합하여 이주여성 노동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왔다. 시범사업은 국가가 나서서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노동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No. 189)은 가사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법적 보호를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 공언한 노동권 보호 원칙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더이상 이주가사돌봄노동자를 착취하는 반인권적인 정책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 이주 노동자는 값싼 노동력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함께 구성하는 노동자이며 시민이다. 이주가사돌봄노동자는 노동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가져야 하며, 한국 사회는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당장 반인권적 정책을 철회하고, 모든 노동자가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 즉각 폐지하라!
ILO 협약을 비준하고, 이주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가사돌봄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 없는 노동환경 조성하라!
성·인종차별적인 방식의 사적 돌봄 체제 강화 말고 국가 책임의 공공 돌봄 체계 강화하라!
2025.3.26.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