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의 결혼이주여성 배우자 신원보증에 대한 인권침해 판단은 당연하다!
법무부는 신원보증서 제출 제도를 폐지하라!
지난 10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결혼이주여성의 안정적 체류를 위해 신원보증제도 폐지해야”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냈다. 이 보도 자료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는 ‘결혼이주여성이 국내에서 체류 연장 허가를 받고자 할 경우 제출하고 있는 신원보증서가 헌법 제10조 및 제36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의 성립과 가족생활의 유지라는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음을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판단에 따라 출입국관리법 시행 규칙의 신원보증서 제출 규정을 삭제할 것을 법무부에 의견 표명하기로 하였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를 비롯한 많은 이주여성 인권 관련 단체들은 그동안 계속적으로 배우자 신원보증 제도가 평등한 부부 관계를 막을 뿐만 아니라 극단적으로는 가정폭력 등의 위기 상황에서도 이주여성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만드는 제도임을 지적해 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적한 것처럼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이 피신할 경우 일부 남편들이 신원보증을 철회하는 수법으로 피해여성의 체류 불안을 야기해 왔다. 배우자 신원보증서 제출 제도는 가정폭력 피해가 아닐지라도 한국인 배우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체류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결혼이주여성은 소위 ‘불법 체류자’인 미등록 체류자로 전락할 수 있게 하는 대표적인 인권침해 제도이다. 이런 제도로 말미암아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에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신원보증서는 피용자와 사용자의 관계를 규정한 신원보증법에 따른 것으로 이를 국제결혼가정에 적용하면 국가는 사용자, 한국인 배우자는 중간 관리자, 결혼이주여성은 피용자가 되는 것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 것처럼, 한국인 배우자 신원보증제도는 그 자체로 결혼제도와 양립하기 어려운 제도로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밝혔듯이 UN 사회권위원회는 이미 2009년에 외국인 배우자들의 거주 자격이나 귀화에 있어서 한국인 배우자에 의존하지 않도록 한국정부가 노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올해 7월의 “UN 여성차별철폐협약 제7차 한국정부 이행보고”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이주여성과 관련하여 한국정부에게 ‘국적 취득 요건과 관련한 모든 차별적 조항을 제거하고,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 제9조에 부합하게 국적을 다루는 법과 제도를 개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적인 인식에 궤를 같이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법무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배우자 신원보증서 제출 의무화를 빠른 시일 안에 폐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1. 10. 4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본부 및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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