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시작한 가정폭력상담원 교육이 벌써 중간을 훌쩍 넘어 종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언제 끝나나 싶은 100시간이 웃고 울며 배우다 보니 눈깜짤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가정폭력은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는 현실이었고, 우리가 지키지 못한 고운 사람들이었습니다.
배복주 선생님, 이임혜경 선생님, 김지연 선생님, 류은 선생님께서 다양한 사례와 상담 경험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장애, 여성, 아동, 성소수자가 가정이라는 테두리안에서 폭력에 노출되는 가정폭력의 현실을 들을 때마다, 상담원이 되어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수강생들의 의지가 더욱 굳어졌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이야기하는 수강생들로 강의실은 항상 시끌벅적합니다.
사람마다 흥미를 느끼고 일을 하게 하는 힘의 근원이 다른데요, 3월 28일 현채원 닥터현미술치료센터 소장님과 행동유형테스트를 해보니 가정폭력상담원교육을 받으시는 선생님들은 대부분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고, 다른 사람을 기꺼이 돕고자 하는 경향을 가지신 분들이었습니다. 또 함께 있는 사람들의 관계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사람,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꾸준히 차근차근 맡은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 등 다양한 경향을 가진 분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강의 분위기가 유난히 좋았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와 함께 이주여성이 겪는 가족갈등과 가정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4월3일에는 법률을 공부하는게 어려운 일이지만 위은진 변호사로부터 가정폭력 사건 처리와 법에 대해서 즐겁게 배웠습니다. 이서원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님은 가해자 상담 중 집단상담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실습을 진행해주셨습니다.
4월 4일에는 안성희 종로구 정신건강증진센터 부센터장님께서는 다양한 가정폭력 후유증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신상희 선생님, 이소영 선생님과 가정폭력 상담 실태와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강의에, 수강생들의 열정이 더해 강의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4월 10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법원 견학에는 모든 수강생들이 약속한 시각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 진행자가 당황할 정도였습니다. 법원을 돌고, 4년간 가정폭력사건을 맡아오신 최은주 판사님과의 대화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까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법원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있는지, 이주여성을 위한 통역서비스가 제대로 되는 지 등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주여성을 지원해온 소라미 변호사는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체류와 관련한 법률쟁점을 짚어주었습니다. 현재 상담원으로 일하시는 선생님들은 각자 맡았던 사례들을 제대로 처리했는지, 혹은 부족했던 게 있는지 질문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가 통합된 다누리콜센터 참관이 있었습니다.
4월 11일 토요일은 국향기 선생님과 해결중심상담교육을, 김상임 선생님과 상담원의 자세와 윤리에 대해 배웠습니다. 현실을 알고 난 다음 상담기법을 공부하는 만큼 상담기법에 대한 요구가 높았습니다. 또 적극적인 참여로, 단순한 기술의 습득이 아니라 수강하시는 선생님들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가정폭력상담원교육도 겨우 5일 남았습니다. 100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상담원으로 이주여성과 함께하고자 하는 수강생 선생님들 덕분에 한시간 한시간이 소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