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같은 아가가 쉼터에 왔다.
열흘전 이주여성이 아기를 출산하면 쉼터에 와서 산후조리할 수 있느냐고 다른 센터에서 일하는 활동가에게서 전화가 와서 대청소를 하고 아기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넘도록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오겠다고 전화가 온것이다.
회의가 있는데……
산모가 있을 방을 청소한지 일주일이 되었으니 청소해야 하는데…..
아기용품이나 산모용품이 무엇이 필요한지 챙겨야하는데…..
산모가 어느정도 준비했는지 알아야 하는데……
산모가 먹을 음식을 위해 시장도 봐야하는구나………
어떻든 회의끝나고 청소부터 했다.
쓸고 닦고….
아기가 왔다.
산모는 루마니아여성이다.
어쩌나, 한국어를 모른다니…….
다행히(?) 영어를 할 수 있단다. 초등학교 선생이었단다.
예전에 배워 둔 영어실력(?)을 써보는수밖에……..
콩글리쉬에 바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을 하는수 밖에 없다.
아기용품을 준비해온것이 거의 없다.
그동안 이주여성 모성보호와 육아지원을 해오던터라 기본적인것들이 좀 남아 있어서 챙겼다.
그런데 음식은 한국음식을 안먹는단다. 미역국을 먹지도 않으니 음식은 어떻게하나 고민되었다.
빵과 야채, 고기, 과일등을 사왔다.
다행히 쉼터에 우즈베키스탄 여성이 디스크 수술후 와서 쉬고 있는데 러시아어로 서로 통하고 음식도 함께 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아기는 둘째아기이다. 큰 아이와 남편은 고향에 있고 여동생부부가 한국에서 일하면서 언니를 초청해서 오게된 것이다. 그런데 임신한 상태에서 와서 결국 머나먼 이국땅에서 출산하게 된 것이다.
둘째아이라 나는 마음이 편해졌다. 첫아이라면 산모가 아이다루는 것이 생소해서 힘들터인데 둘째라 걱정을 안하게 되었다.
하루종일, 밤에까지 돌봐 줄 수 없으므로 걱정이 많았다.
모성보호팀과 연락을 했다.
아기와 산모는 건강하다. 아기가 설사를 가끔하기도 한다.
배내짓하며 웃는 아기는 너무나 예뻤다.
산후조리가 끝나면 다시 아기키우면서 일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아기를 쳐다보는 산모는 기쁘면서도 근심에 쌓인 얼굴이다.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가 자매애를 발휘한다면 이주여성들의 삶이 조금은 좋아지지않을까?
아기와 산모가 건강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