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커플, 남자부터 변해야 해요”
<지종호, 부티타인 흐엉씨 부부>

최문주기자  
지종호씨와 베트남인 아내 부티타인 흐엉씨.  

“서로 첫 눈에 반했어요.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문화차이가 너무 커서 다투기도 많이 했죠. 지금은요? 제가 먼저 돕고 배려하니까 훨씬 마음이 편해지던 데요.”

지종호씨(47)와 부티타인 흐엉(39)씨는 국제결혼 커플이다. 결혼 4년차. 25개월 된 예쁜 딸을 두고 있다.

결혼초기, 지씨는  아내의 입에서 명령조 말이 튀어나올 때마다 기분이 나빠 어쩔 줄 몰랐다. 게다가 육아나 가사일도 돕는다고 돕는데 그 만큼 아내가 고마움을 느끼는 것 같지 않아 많이 섭섭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한국보다 여자가 목소리가 커요. 아내는 당연히 나에게 뭘 시키기도 하고, 내가 뭘 도와도 당연하다는 식이었죠. 지금은 마음을 많이 비웠어요. 아내도 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주고요. 서로 많이 배려하게 됐죠.”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은 25개월 된 딸 윤진이는 말이 빨라 한국어, 베트남어를 번갈아 쫑알거렸다. 아이에게 베트남어를 열심히 가르친 사람도 아빠 지씨다.

“당당하게 키우려고요. 동사무소나 관공서 어딜가도 아이에게 안녕하세요, 수고하세요라는 말은 베트남어로 시켜요. 베트남을 알릴 기회도 되고요. 그런데 우리는 우리보다 조금 못사는 나라라면 차별부터 하려고 하죠. 남자들이 달라져야 해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잘산다하는 나라 남자들이라면 잘사는 나라 사람답게 통 크고 책임감이 있으면 해요.”

지씨는 국제결혼이 늘어나는데 비해, 문화적 충돌을 줄이기 위한 교육 기회는 전무한 것 같다며 국제결혼한 이주 여성들을 위한 문화교육 모임이나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특히 식사 문화나 어른들에 대한 예절 교육은 필수인 것 같다고 귀띔하기도.

**지종호 부티타이 흐엉 부부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멤버입니다. 지종호님은 한국어교육의 가족 모임에서 국제결혼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평등가족 페스티벌에 다양한 가족의 하나로 국제결혼가정이 소개되었는데, 바로 그 가족이랍니다.  <이주여성인권센터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