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센터 가족갈등 예방교육을 받고서]

“동서카페” 미소를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형님~이주센터에서 좋은 교육하는데 같이 갑시다~)
(무슨 교육?)
(가족 갈등 예방교육이라 하는데 아카데미하우스에서 1박2일간 한데요)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애초에 외국인과 결혼한 이주여성의 신랑만을 상대로
가족갈등을 풀어가는 교육이었는데, 부부동반으로 교육받으면 안되겠냐고 해서
이주센터 소장님으로부터 좋다는 싸인이 떨어졌단다.

지금은 와이프와 별문제없이 살고는 있지만
와이프가 한국에 들어 온 초기에는 엄청난 갈등이 있었다.
언어도 안통하였고, 음식도 한국음식인지, 베트남음식인지 국적불명의 음식을 먹으며
내가 왜 베트남결혼을 했는지, 잠을 못자며 갈등했었다.
또한 와이프가 베트남에서 가난하여 배우질 못한 탓에
늦은 나이에 어느세월에 한국에서의 삶에 적응시켜 잘살도록 가르킬 것인가 갈등과 회의가
몇일간의 잠을 설치게 했던 것이다.

마치 아기를 하나 키우는 듯 한 심정이었는데, 그리 똑똑한 아기는 아니었던 것이다.

한국생활에 적응시키고자, 한국에 공부하러 온 베트남학생을 소개받아
한달간 한국어를 배우게 하였다.
인터넷 곳곳을 검색하여 신설동의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새문안교회 군포 제일교회등
베트남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데려가 한국어교육을 시키면서 정보도 얻고 생활요령을 깨닫게하였었다.

처갓집을 다녀 오고나서, 와이프가 한국생활에 조금은 적응이 되었는지
와이프 말하기를, 베트남보다도 한국이 좋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이주센터에서의 한글공부가 좋은 모양인지, 혼자 때가 되면 전철을 타고
시간 반을 걸쳐 신설동으로 가곤 했었다.

동서카페 장선님의 연락으로 드디어
2006년 6월 17일 아카데미하우스로 임신3개월의 와이프를 데리고 같이 갔다.

마치 이주여성센터를 옮긴듯한 분위기였다.
이주여성에게 한글을 가르키는 한국어선생님들만 빼고
소장님외 관계자 모든 분들이 나와서 환영해주었다.
교육받는 남편들보다 교육 준비하는 관계자분들이 더 많았다.
교육 전에 뜻있는 교육이 되도록 소장님의 말씀과 단체기념사진을 찍었다.

10시쯤인가
자기소개를 하였다.
소나무같은 김상임강사님
마음씨 예쁜 김정민강사님
즐겁게 살고 싶은 백문선님
터프한 최호준(본인)
원칙주의자 박장선님
착한 김대길님
열심히 살아가는 안태호님
늘 밝고 맑은 미소를 이은규님
늦게 도착한 김성재님

서로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자신의 이미지에 부합되는 형용사를 붙히어 서로 소개를 하는 방식이었다.
소개방법이 재미있다. 쉽게 상대방이 기억이 되었다.

프로그램 1단계인 이름외우기와 풍선돌리기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우리들의 교육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점심식사 후에
프로그램 2단계 “다름은 다름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김상임강사께서 강의를 하였다.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색갈이 있다.
내 색갈이 좋듯이 상대방이 좋아하는 색갈도 인정하게 되면
그 색갈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더욱더 보기 좋은 색갈을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프로그램 3단계는 역활분담이었다.
서로가 아내의 입장이 되어서 아내의 생각으로 연극(?)을 하였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부간의 비인격적인 모습을 느끼었다.

프로그램 4단계는 원옥금(베트남여성-한국생활 9년차-베트남교육 3년제 전문대학 졸업)강사의
한국으로 시집 온 아내로서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한국생활에 대한 경험담이었다.

그 분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종합하여 들어 보면,
처음 한국에 시집와서 느낀 감정이 외딴섬에 놓여진 심정이라 하였다.
시집살이에 스트레스를 풀 기회도 없이, 남편 외에는 시어머니등 인간관계가 힘들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국만리 떠나 올때 남편만을 믿고 왔기에
회사에 출근한 남편을 기다리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 기다림이 싫어서 일하고 싶다했다.

베트남여성들은 베트남 고국에서 가족을 위해서 대부분 일을 한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돈을 벌지 못하면 무시를 당한다고 했다.
돈을 벌어 처갓집에 보낼 생각도 있었지만,
남편만을 기다려야 하는 자신이 무엇보다도 싫었다고 한다.

신랑의 도움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공장 일에 대한 한달 월급 6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두어달 일을 하였지만, 일보다도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해서
한국의 친구를 사귀었다한다. 그러나
깊은 내면의 대화는 문화차이로 인하여 불가능하다 했다.
좌절과 번민이 몸속깊이 파고들며 아이며 신랑이며 모든것을 다 버리고 싶어졌다고 한다.
남편위해서 시집을 위해서 희생하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점차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었으며, 삶에 의욕을 상실해져 갔다고 한다.

베트남은 더운나라이기에 낮잠자는 것이 관습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한국에서는 낮잠자게 되면 게으른 여자라고 질타하는 것이 싫었다 한다.
자신은 시어머니에게서 한국어를 배웠지만, 시집오는 베트남여성에게
일을 할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한국어를 배울수 있도록 배려를 해야한다고 했다.

두서없이 한국에서의 삶에 대한 경험담을 얘기하고서
질문을 받기로 했다.

다음은 질문내용에 대한 답이었다.
1. 베트남에서 교육받는 학년에 대한 수준이 한국과 어떠한가?
-빈부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교육의 질에서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 한국남자에게 시집오려는 베트남여성들의 기본적 생각은 어떠한가?
-가족을 위해서 돈을 벌려는 생각이 강하다-
3. 베트남여성간에 친하게 사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특히 하노이북부쪽과 호치민남부쪽의 이유)
-말과 생각이 다르다. 하노이쪽은 부지런하고 강한 반면 호치민 쪽은 자유분방하고 활기차다.
4. 아내의 처갓집을 도울려는 돈은 어떻게 보내주면 현명한가?
-매월 보내 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5. 아이의 교육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은가?
-엄마가 자신감과 활력이 있어야 하고 당당해야 한다.-
6. 모든것을 버리고 싶었을 때 어떻게 견디었는가?
-남편의 사랑과 배려와 이해가 포기를 해결했다.-
7. 한국에서의 삶에 힘든점을 또 무엇이 있는가?
-거리에서나 전철등 공공장소에서 한국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인의 이민족에 대한 배타성이 너무 심한것 같다.-
-여자로서의 한국여자처럼 사는 것이, 환경이 안되어 있다. 행복을 찾기가 어렵다.-

(경험담과 질문과 답의 내용이 불명확하기는 하나 들으면서 메모한 것이라 이해바랍니다.)

<원옥금강사의 바쁘시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을 위해서 강의해준 것에 대하여 늦게나마 님의 수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밤이 깊어졌다.
밤 10시쯤인가에 강의가 끝나고 숙소로 가기 전에 남편들은 쏘주생각이 나서
아카데미하우스 입구쪽의 해물탕집으로 향했다.
와이프들이 같이 가겠다고 핸드폰이 불이 난 바람에 다시 모두를 데리고 식당으로 왔다.
먹보들이다. 저리 잘먹는데도 어째 살이 안찌는지 신기하다.
해물탕이 맛나는지 서로들 수다를 떨며 먹고, 남편들은 하루의 마무리를 쏘주로 정리하였다.

2006년 6월 18일
또다시 교육이 시작되었다.
빙산의 일각을 대비한 ABC이론과 마음들여다 보기/갈등해결하기와 부부역활배우기
부정적반응을 긍정적으로 전환하여 생각하기/똑같은 말을 긍정적으로 반응하여 말하기…
하루의 교육이 어떻게 갔는지 집중하다보니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마무리할 즈음,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다음차수에게 도움되도록 건의사항을 받았다.
다음은 건의사항 내용이다.
*. 군대도 50분 교육하고 쉬는데, 2시간씩 강의하니 지친다. (유격훈련받남?)
*. 부부함께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교육자체를 즐겁게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웃음은 건강을 지키니 교육내용은 몰라도 건강은 챙기고 갈 듯..ㅎㅎ.)
*. 남편위주 교육보다는 부부가 함께 받으면 좋겠다.(와이프들은 남편가 떨어지기 싫어해요~)
*. 상황설정 연극에서 맡아 하는 역활이 너무 비약적이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느닷없이 생전 첨 연극하려니 몸과 마음이 돌기둥~~~)
등등 느낀점을 건의했다.
다음번에 교육받는 분들은 더욱더 재미나게 교육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무리 단단의 생각>
교육자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따듯한 관심과 인간애를 보여준 것에 대하여
한국은 그래도 살만한 나라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소나무같은 김상임님, 마음씨 예쁜 김정민님, 바쁜 시간 내어 경험담 들려준 원옥금님 그리고
목소리 고운 사회자 최진영님외 많은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드리고
이주여성인권센터가 한국에서의 이주여성의 권익을 위해서
큰 획을 긋는 선구자적 단체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님들의 열정과 노고에 박수와 갈채를 보냅니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