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진행하는 한국어교실은 주로 4층 교육장에서 진행이 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건물은 오래된 건물이라 칙칙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한국어 수업이 있는 날은 여기저기서 낯설지만 아름다운 높낮이들을 가진 소리들로 울려퍼지면서 생기가 돕니다. 단일민족, 단일언어라고 주장하던 한국땅에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들이 존재한다는것이 이제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4층까지 좁은 계단을 오를때 숨이 차기도 하지만 한국어 교실이 열리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한손엔 아기를 안고 다른 손엔 유모차를 들고 올라오는 이주여성들이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비닐을 씌우고 추운날은 담요로 중무장을 한 채 한걸음 한걸음 계단을 올라옵니다. 가느다란 팔뚝에서 어떻게 저런 강인한 힘이 나오는지… ‘힘들지 않아요?’ 하고 물으면 ‘괜찮아요’ 하며 수줍은 미소를 띄웁니다. 그저 감탄스러운 뿐입니다.
그러나 2시간동안 진행되는 수업은 갓난아기들에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짜증내며 우는 아이, 놀고 싶어서 엄마무릎위에서 내려가 바닥을 기어다니는 아기 모두 자기 주장을 합니다. 여성들은 기저귀 갈아주며 먹이고 달래면서도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수업에 참여합니다. 수업시간만이라도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아기봐주는 자원활동가가 보조를 하기도하지만 변변한 탁아시설이 없어 모두 모두가 고생이지요. 그래도 1주일에 한번 공부하러 나온다는 것이 여성들에게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주여성들이 마음편히 공부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으면 저절로 힘이 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정적으로 수업하시는 자원활동가선생님들, 잘 따라와주는 여성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