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10년에 부쳐
                    이주여성의 언덕이 되고자 했습니다.
                                                                                                    한국염 


지구가 한 마을이 되어

사람들이, 자본이, 노동력이 국경을 넘나듭니다.

아시아 대륙에서 여성들이

노동자로, 결혼이주자로, 연예인노동자로,
이주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왔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이 땅을 찾아
“우리도 사람이 예요.” 외쳐보지만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차별에 고통을 느끼며, 
그렇게 우리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들의 바람막이가 되기로 했습니다.
이주여성들이 기댈 언덕이 되기로 했습니다.

2001년 이주여성노동자의 집으로 문을 열고

2003년에는 이주여성인권센터로

2005년에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로

지역에서 뜻을 모은 지부들과 함께 이주여성들의 입과 귀가 되고자 했습니다.


한국어를 알아야 한국 땅에서 살아갈 수 있기에 한국어 교실을 열고,

모성을 보호받아야 겠기에 모성보호 지원사업을 하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보호받을 곳이 필요 했기에 인권상담실과 쉼터를 열고,

한국 땅에서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야 했기에

기펴며 사는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머물 자유를 보장받고 두려움 없이 살아야 하겠기에

잘못된 정부 정책에 항의하고
인권보호와 사회안전망 구축을 외치며 거리에 서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되기에,

결혼으로 왔으니
혼인이 깨어지면 자기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악법을 바꾸는 일에,

한국인이 아니라
가정폭력, 성폭력을 당해도, 인신매매 피해를 당해도

보호 받을 수 없는 한국의 여성 법들을 바꾸어 내고,

자기말로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긴급전화를 만드는 일에,

폭력피해를 당하면 보호받을 수 있는 피난처를 만들는 일에,

날개 꺾이고 다리 부러진 이들의 상처를 싸매고 일으켜 세우는 일에

힘을 쏟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인권을 저당잡혀서는 안 되기에

외국인 며느리가 아니라 한 여성으로서,

외국인 엄마로만이 아니라 한 여성으로서,

외국인 아내로만이 아니라 한 여성으로서 사는 삶이 중요하기에

이주여성들과 함께 생명, 평등, 평화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이주여성들과 함께 벽을 문으로 알고
그렇게 10년을 걸어왔습니다.

우리에게는 

이 한국 땅에서 인종차별, 계급차별, 성 차별이 없어지리라는 믿음과 희망이 있습니다.

이 희망으로 우리는 차별이라는 벽을 허물려고 합니다.

이 바람으로 우리는 외국인 혐오증이라는 바윗돌을 깨드리려고 합니다.

이 꿈으로 우리는 우리 사회의 야만성과 미성숙성의 고함을

평등과 조화의 아름다운 합창곡으로 바꾸려 합니다.


센터 창립 10주년을 맞은 우리는

한국의 모든 땅에서 평등과 자유의 종이 울려 퍼지고

방방곡곡에서 이주여성들의 창의력과 지도력이 드 높여지고,

“선주민과 이주민은 하나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이런 노래를 부를 그 날을 바라보며 나아갈 것 입니다.
항상 우리 곁에서 보듬어 안아주는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함께 해준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