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종합정보콜센터 설치, 이주여성 인권지향적으로 통합되어야.
한국염/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
2014년 새해부터 달라지는 정책 중 하나는 다문화가족지원사업단에서 운영하던 다누리 콜센터와 여성중앙인권진흥원에서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1577-1366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가 “다문화가족종합정보콜센터(이하 종합콜센터))”로 통합되는 것이다. 종합콜센터를 설치하면서 다문화가족지원법을 개정하여 11조와 11조 2항에서 「다문화가족 종합정보 전화센터의 설치 운영」에 관한 조항에서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조의 61항 우단에 따른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긴급전화센터와 통합하여 운영할 수 있다.“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 종합콜센터는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과 사업으로 되어 있어 콜센터의 성격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이름에서 보듯이 다문화종합 콜센터도 아니고 다문화가족 종합콜센터로 되어 있어 결혼이민자가 아닌 여타의 이주여성들을 배제하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다누리콜센터로 이주여성긴급전화가 통합될 경우 종합콜센터에서 결혼이민자를 비롯한 이주여성의 인권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다누리 콜센터와 이주여성긴급전화가 통합한다고 할 때 당연히 이주여성긴급전화에 다누리 콜이 통합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주여성긴급전화는 2006년 설치되어 민간단체에 위탁하여 독자적으로 운영되다가 여성인권진흥원으로 위탁기관이 바뀐 후 선주민 여성의 폭력피해를 지원하는 1366과 통합되어 운영되어 온 경험이 있다. 그래서 당연히 역사가 오래되고 기구도 큰 긴급전화 쪽으로 민간업체의 프로젝트를 받아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다누리콜센터가 병합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주여성긴급전화가 다누리콜센터로 합쳐지면서 1577-1366이라는 번호는 사라지고 1577-5432라는 번호가 대표번호가 되었다. 그 문제는 무엇인가?
첫째 인권상징 번호의 상실의미
전화번호 하나 합치는게 별일이냐? 여성가족부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겠지만 “1366”이라는 번호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인권을 위한 전호로서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의미가 담겨있는 번호이기 때문에 1577-1366이 없어진다는 것은 향후 결혼이민자 지원정책에서 인권이 사라짐을 뜻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상징이란 곧 존재를 뜻하기 때문이다. 가정폭력방지법에 의거해서 세워진 긴급전화가 다문화가족지원법의 범주로 들어가 성격이 모호하게 되었다. 물론 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에서 결혼이민자들의 인권보호와 가정폭력으로부터의 보호한다는 사항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것이 통합된 콜 번호가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이 아니라 다문화가족과로 책임부처가 옮겨갔고, 관리체계도 여성인권진흥원에서 인권과는 관계없는 건강가족진흥원 관할로 들어간 것이다. 어느 기관으로 위탁되든 잘 만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운영기관의 성격이 다른데 어떻게 인권부분이 보장받을 수 있겠는가?
둘째 이주여성 종합 지원기능의 상실
이주여성 긴급전화의 역할은 단순히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결혼이민자를 위한 안내창구 역할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폭력피해 이주여성은 물론 성폭력피해를 입은 이주여성노동자와 연예인 비자로 입국해서 성매매업소로 유입된 이주여성을 위한 콜센터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물론 현재 99%가 결혼이주여성을 지원하는 기능을 하고 있고, 가정폭력방지법에 근거해서 설치된 콜센터이지만 본디 목적 자체가 이주여성종합콜센터였다. 이런 콜센터가 다문화가족 콜센터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다면 결혼이주여성을 제외한 여타의 이주여성은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 현재 이주여성긴급전화의 안내를 받아 폭력피해이주여성들이 보호를 받게 되는 이주여성쉼터 역시 가정폭력피해자만이 아니라 성폭력, 성매매피해 이주여성도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나아가서 국회에 계류중인 인신매매방지법이 제정될 경우 이주여성 콜센터와 쉼터는 이 피해자 보호 역할까지 해야 하는데, 과연 다문화가족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이주여성들을 다문화가족콜센터에서 지원할 수 있는 건가?
셋째 거점센터라는 완충기능의 상실
거점센터 대신에 다문화가족 콜센터와 지역 가족통합센터의 다문화가족지원창구와 연결하여 결혼이주여성을 상담하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한국어교육 지원대신에 통번역상담기능을 강화하고 상담을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이 창구를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인권상담이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독자적으로 운영되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도 조차 ‘가족’이라는 용어 때문에 결혼이주여성의 개인인권상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도 있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상담을 받은 이주여성들이 다시 다른 이주여성상담기관이나 여성상담기관을 찾은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물며 가족통합지원센터의 한 부속기구인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상담을 강화한다고 할 때 그 상담이 과연 결혼이주여성의 인권지향적인 상담이 되겠는가?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족지원법 8조 3항에서 “국가와 지방단체는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결혼이민자등에 대한 보호 및 지원을 위하여 외국이 통역서비스를 갖춘 가정폭력 상담소 및 보호시설의 설치를 확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통해 통합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상담기능을 강화하는 법적 근거를 제시할 모양인데, 이는 가족통합센터 다문화가족지원창구에 한 상담기능을 얹을 것이 아니라 이주여성을 위한 가정폭력상담소를 설치하는 것이 맞다.
넷째, 근거법과는 다른 위탁기관의 설정
다문화가족지원법 시행령 11조 2항에 의거하면 “다문화가족 종합정보 전화센터 설치․운영의 위탁은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조의 6제1항 각 외의 부분 후단에 따른 외국이서비스를 제공하는 긴금전화센터를 운영하는 기관 또는 단체를 말한다.“ 고 명문화되어있다. 이렇게 법령까지도 정해있는데 가정폭력방지법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건강가정진흥원에 콜센터 운영을 위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다섯째 폭력피해이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가 공존하는 콜센터
종합콜센터는 가족종합콜센터라는 명목으로 한편에서는 폭력피해 당한 결혼이주여성의 전화를 받는 한편, 동시에 국제결혼피해자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자일 수도 있는 남편들의 전화까지 받는 모순적 콜센터이기도 하다. 다문화가족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그런데 이 국제결혼피해자들이 손해를 청구하는 곳은 보건복지부 소관인 소비자보호원이다. 과연 여성가족부가 지원하는 콜센터의 성격과 위상에 맞는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관점과 문제점 문제점 통찰이 필요하다..
첫째 여성폭력에 대한 고민속에 만들어졌던 1577-1366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주여성 인권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이주여성긴급전화를 다누리콜센터에 통합하여 정합정보콜센터를 만든다는 것은 여성폭력 문제에 대한 후퇴이며, 최근의 ‘4대악 근절’ 등 정부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점이다..
둘째 무조건 다누리콜센터로 합칠 경우 여전히 발생하는 이주여성 폭력 등 이주여성인권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으로 무엇이 있는가?
이주여성긴급전화에서 가정폭력 비률이 30% 정도로 일반사항에 대한 문의보다 낮다고 하나 사안의 심각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연초 발생한 아내 살해 후 남편의 자살 같은 사건 등 발생률이 낮으나 심각성은 여전하다.
따라서 종합정보콜센터를 만들 경우 다음 관점과 구조로 통합이 되어야 한다.
첫째 우선적으로 폭력피해 이주여성을 보호를 비롯해 이주여성 인권보호를 견지할 수 있는 구조와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통합기구는 인권을 다루는 기구로서의 위상을 명확히 하여, 단순 정보제공이 우선되는 그런 서비스 지원 기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종합콜센터는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과의 관할이 아니라 권익증진국 책임하에 설치되어야 한다.
둘째, 통합전화는 건강가족진흥원의 산하 기구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독립 기구로 존재하여야 하며, 어쩔 수 없이 우선 통합할 경우 건가원은 통합전화에 대한 ‘시범’ 위탁운영 주체로 위상을 가져야 한다. 시범 위탁운영주체로서의 건가원은 통합 전화에 대한 건가원의 시범 위탁 운영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운영 평가를 통하여 위탁기관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절차를 거친 후 위탁기간을 명시하고, 공개 모집을 통해 위탁기관을 공모하여야 한다.
셋째 국제결혼피해자 전화까지 통합되어 있는 종합콜센터에서 피해자 센터의 별도 분리와 별도 위탁이 필요하다. 국제결혼피해자센터는 국제결혼 내국인 남성 및 여성, 내국인 남성 피해와 결혼중개업체에 의한 피해를 다루는 내용으로 하는 전화 형식을 띠고 별도의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넷쩨 1577-1366 지역센터는 지역 이주관련 기관에 위탁 운영 형식을 취하거나 상담센터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1577-1366에서 했던 이주여성 쉼터 종사자 교육은 어느곳에서 실시할 것인가? 이 역시 다문화 이해와 젠더관점이 있는 별도의 위탁기관이 필요하다.
이상에 제시된 제안에 대해 정부는 심각하게 고려를 하며, 종합콜센터가 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우선적 가치로 삼은 콜센터가 되도록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