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들 빈곤·폭력·편견에 가슴앓이 |
2008 결혼이주여성 인권백서… 다문화 가정의 위기 |
2009. 4.20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이주여성들 빈곤·폭력·편견에 가슴앓이 | |||||||||
2008 결혼이주여성 인권백서… 다문화 가정의 위기 | |||||||||
국제결혼과 외국인근로자 및 유학생 증가 등으로 인해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특히,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해 오는 여성들은 언어?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편견, 폭력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7년 12월31일자로 한국은 외국인 100만명 시대로 돌입했고 이중 결혼이민자는 10.3%로 조사됐다. 2008년 10월말 현재 결혼이민자 수는 12만1168명으로 이중 여자는 10만6576(88%)명이고 남자가 1만4592명이다. 이중 약 3분의2는 외국인 신분이고 3분의1은 귀화를 해서 한국국적을 갖고 있다. 결혼이민자들의 급증으로 여러 사회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폭력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06년 실시된 여성가족부의 결혼이민자가족 실태조사를 보면 여성결혼이민자의 17%가 부부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주여성들의 인권실태를 알리고 그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2008 결혼이주여성 인권백서’를 냈다. ‘2008 결혼이주여성 인권백서’ 가운데 2008년 9월 한 달 동안 전국 7개 권역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인권현주소를 진단한다. 2008년 10월 현재 결혼이주여성 10만6576명, 17% 폭력경험 국제결혼 경로 ‘결혼중개업소’ 37%, ‘가족?지인 소개’ 34.3% 이주여성들 결혼 동기 경제적 원인, 남편에 대한 친밀성 보이기도 국제결혼중개업 철저 규제, 체류?국적취득?사회권 보장 정책 필요 결혼이주여성 실태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한 이주여성들은 베트남 38.3%, 중국 16.8%, 필리핀 16.6%, 몽골 7.4%, 태국 5.5%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연령은 24세 미만이 가장 높은 비율인 31.3%을 차지했고 남편의 연령은 40~44세가 34.5%로 가장 높았다. 가장 높은 연령대의 최저연령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부부간 연령차는 무려 16세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여성들의 직업과 경제력을 살펴보면 가정주부가 62.6%(무직 13.2% 포함)로 가장 많았고 월평균 소득은 81만~100만원이 가장 높은 9.6%를 차지해 대부분 저소득층에 포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편의 직업은 기능직이 34.5%로 가장 높았고 남편의 월평균 소득은 200만원 이상의 소득자는 불과 27%이며 그 이하가 44.5%를 보여 결혼이주여성의 가족은 최저빈곤층 내지 차상위 계층에 분포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결혼이주여성의 국적취득은 16.4%가 취득을 하고 77%가 미취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보다는 농촌이, 저학력보다는 고학력이, 소득이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가 있는 경우가 국적취득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여성의 경제력이 국적취득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남편의 경우 직업이 무직인 경우와 수입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여성의 국적취득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국적취득을 할 무렵이면 남편들이 나이 등 여러 사유로 무직상태 또는 수입이 없는 상태에 처해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형편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결혼 동기 및 경로 결혼을 통한 이주는 자본과 노동기술 등의 자원이 없는 이주여성들이 합법적으로 이주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인식된다. 이런 의미에서 일반적으로 이주여성들의 결혼 동기는 경제적 원인으로 강조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본 실태조사의 결과는 경제적 이유(36.3%)보다 친밀성(49.3%)이 우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남편이 좋은 사람 같다’거나 ‘사랑해서’라는 대답이 경제적 이유보다 거의 1.4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사랑에 대한 이해도 차이’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 응답의 결과만을 갖고 결혼이주여성들이 사랑 때문에 결혼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실제로 중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여성들의 경우에 친밀성(39.2%)보다는 경제적인 이유(42.5%)’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현상을 분석해보면 경제적 동기가 결혼이주의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밀성 때문에 결혼했다고 응답하는 여성들의 응답은 이들의 기대감으로 읽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시아 여성은 사랑에 의한 결혼을 희망한다. 그러나 현행 결혼중개업의 알선에 의한 국제결혼관행은 친밀감에 기반한 결혼이 이루어지는데 구조적인 장애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 장애를 걷어내고 친밀감에 의한 결혼을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들은 남편을 만나게 된 주요 경로는 ‘결혼중개업소를 통해서’(37%)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부모, 형제 또는 아는 사람의 소개’(34.3%)가 많았다. 그 다음으로 ‘타인의 소개없이 직접 만난’(10%) 경우도 있고, ‘종교단체를 통하여’(7%) 결혼하기도 한다. 결혼중개업을 통한 결혼이 가장 많다는 것은 가정폭력 쉼터(서울이주여성쉼터) 입소자의 90% 이상이 중개업자를 통한 결혼이었다는 점에 미루어 볼 때 상대적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이 인권침해를 당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의 나이가 젊고 학력이 낮을수록, 남편의 나이가 많을수록 중개업을 통한 결혼률이 높다는 점에서 젊은 여성들이 인권침해를 더 손쉽게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한편, 국제결혼 경로 중에서 중개업을 통한 만남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 ‘아는 사람을 통해서’라는 응답비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접해보면 ‘아는 사람을 통해서’라는 내용이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사실상 중개업인 경우가 많다. 하나는 같은 동네 ‘마담’들을 통해 결혼하는 경우다. 결혼이주여성들은 같은 마을이나 이웃 마을에 사는 아주머니들의 주선에 의해 국제결혼을 하는 경우 분명히 아는 사람에 의한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이웃 아주머니는 사실상 ‘마담’이라고 부르는 현지 국제결혼 중개업이 고용한 브로커들인 경우가 많다. 다른 하나는 국제결혼중개업에 의해 결혼한 한국남성들이 직업적으로 자기 아내를 통해 아내 마을의 여성들과 한국남성과의 국제결혼을 주선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친지의 소개로 결혼했기 때문에 여성들은 ‘아는 사람을 통해서’라고 응답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결혼이주여성들의 결혼통로는 사실상 국제결혼중개업에 의한 결혼이 대세를 이루는 것으로 해석돼야 한다. 만난 횟수 및 결혼비용 지불 이주여성들이 남편과 한두 번 만나 결혼한 비율(41%)이 높은 것은 결혼동기에서 사실상 ‘남편을 사랑해서’라는 응답과 관련지어 볼 때 모순적인 결과이다. 만남의 횟수가 많을수록 자기 결정권이 높은 반면 적을수록 가족에서의 입지가 약한 것으로 드러나 현행 중개업에 의한 결혼이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본 설문조사의 경우를 보면 여성이나 남성의 학력이 대졸 이상이고 직업이 화이트칼라인 경우 10회 이상 만난 반면, 학력이 낮을수록 1~2회 만남으로 결혼했다. 통상적으로 중개업에 의한 한국남성과 아시아 여성 간의 결혼은 남편이 한국을 출발해서부터 맞선을 보고 결혼식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기까지 2박3일에서 길어야 3박4일의 시일이 걸린다. 한국남성이 도착해서 다음날 대기하고 있던 여성과 선을 보고 빠르면 그 날로 결혼식을 하고 영사관에 혼인신고를 마친 후 신혼여행이라는 이름의 합방 절차를 거치고 다음 날 귀국하는 것으로 결혼절차가 끝난다. 이렇게 상대 배우자를 한두 번 보고 결혼을 결정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한국 남성과 이주여성 양쪽 모두에게 모험일 수밖에 없다. 결혼하기 위해 남편만 돈을 낸 경우가 가장 높은 비율(40.2%)을 차지한다. 이주여성과 남편이 동시에 돈을 낸 경우는 13.0%로 이 수치는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에서 여성도 사례비를 지불한 경우가 30%에 이른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숫자이며 양쪽 모두 돈을 내지 않았다는 비율도 24.5%를 차지해 의외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결혼하기 위해 남성만 비용을 지불한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결혼생활에서 배우자를 동등한 주체가 아니라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암시한다. 실제로 상담현장에서도 남편이 비용 때문에 배우자의 인격을 모독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가 15%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한국남성들이 지불한 비용은 결국 중개업의 이윤과 본인들의 여행 경비 등에 대부분이 쓰이고 여성 당사자나 가족에게 직접 지불되는 비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상담창구에 비친 상황을 보면 여성의 가족에게 지불되는 사례는 현지 브로커들의 갈취 때문에 여성들은 알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설령 남편들이 처가에 돈을 지불하거나 결혼비용을 남편만 부담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이유로 여성 위에 군림하려 하는 것은 상대 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 부부 권력관계 △본인 신분증 소지여부 : 본인의 신분증을 누가 갖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본인의 권리와 자유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자기 신분증을 자기가 갖고 있지 못하면 외출이 자유롭지 못함은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여권, 외국인 등록증, 주민등록증 등 자신의 신분증을 우려와 달리, 대부분 본인이 직접 소지(84%)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인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중졸 이하인 경우가 12.2%) 남편이 아내의 신분증을 소지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학력과 인권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주목할 사항은 이혼이나 별거상태에 있는 여성의 경우 남편이 신분증을 소지한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11.4%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신분증 소지와 인권과의 함수관계를 제시해준다. 가족들이 여성의 신분증을 압수하는 이유는 여성이 가출할까봐서이다. 실제로 여성의 가출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여성의 신분증을 압수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 생활비 및 가정경제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권 : 생활비 및 가정경제 전반에 대해 부부가 함께 결정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40.0%), 다음으로 남편이 주로 결정하는 경우(32.8%)로 조사됐다. 반면 여성이 주로 결정하는 비율은 8.7%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시댁부모나 가족이 결정하는 비율이 예상 외로 높아 11.7%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생활비 등 가정경제에 관한 의사 결정권에서 여성들은 매우 취약함을 보여준다. △자녀양육 및 교육문제에 대한 의사결정권 : 자녀양육 및 교육문제에 대해 부부가 함께 결정하는 비율이 46.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남편이 주로 결정하는 경우 11.3%, 여성이 주로 결정하는 경우 11.1%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부문의 결정권에서 남성들이 32%로 높은데 비해 자녀양육과 교육문제에서 11.3% 정도 밖에 안 된다. 왜 유독 자녀양육과 교육문제에 있어서 여성들의 결정권이 높은가? 이는 결혼이민자 가족의 부부관계 역시 전통적인 성역할에 기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취업 및 이직에 관한 의사결정권 : 여성의 취업과 이직문제를 결정하는데 있어 공동결정 비중이 생활비 결정이나 교육부문보다 낮은 32%인 반면 남편과 본인의 결정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각각 17.7%,와 16.8%)은 상대적으로 결정권이 남편에게 의존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내 취업과 이직에 대한 결정권에서 저소득층인 경우 남편과 시집의 결정권이 큰 점은 시집에서 생활비를 지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친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대한 의사결정권 : ‘친정을 돕기 위해서’ 국제결혼을 하는 이유가 14.9%인 현실에서 결혼이주여성의 친정집 지원은 민감한 사항이다. 이런 중요한 사항에 더해 물론 부부 공동으로 의논(40%)하기는 하지만 남편과 시댁식구의 결정에 의존(30%)하는 비중이 높다보면 여성은 남편과 시댁에 의존적이 될 수밖에 없다. 부부갈등 원인과 문제 결혼이주여성이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방식의 차이와 성격차이가 주된 원인이고 경제적인 이유는 모든 원인의 10%에 불과하다. 돈 때문에 결혼했다는 의혹으로 결혼이주여성의 혼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남편들이 많은 현실에서 이 통계는 남편들의 의혹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오히려 생활방식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 여성에게 한국생활방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생활방식도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상담 대상은 모국 친구(34.9%)가 주로 많고, 한국어학교선생님(7.7%)이나 상담소(5.7)는 매우 낮은 순이었다. 이 설문은 주로 상담소 기능을 갖추고 있는 센터에서 운영하는 한국어 교실에 나오는 여성들이 응답한 것이다. 위기에 직면한 결혼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해 상담소 등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이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실태조사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결혼이주여성이 이혼 또는 별거 중에 있는 경우 생활비를 주지 않음(27.3%), 외출을 못하게 함( 18.2%), 의처증 증세를 보임(15.9%), 본국에 송금 못하게 함(11.4%), 신분증 빼앗음(13.6%), 방임과 내쫓음(20.5%), 모욕언사 (25%), 신체 폭력 (22.7%)으로 전 영역에서 높은 비율을 드러내고 있다. 이주여성들의 문제해결 방안은 ‘남편을 설득하여 해결한다’(20.7%),‘ 그냥 참는다’(17.3%),‘ 싸워서 고친다’(9.8%),‘ 상담소에서 상담을 한다’(3.7%) 순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젊을수록 참는 경우가 많은 것은 한국에 체류기간이 짧아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잘 안되기 때문인 것 으로 추측할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정책은 성인지적 관점에서, 다문화관점에서, 외국인 정책을 넘어 여성정책으로 입안돼야 한다. 현재 여성결혼이민자로 대표되는 이주여성의 지원정책을 보면 전반적으로 이주 여성의 존엄성을 살리기 보다는 사회통합, 가족통합이라는 명제 하에 정책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결국 이주여성들을 며느리, 아내, 어머니로서 복지수혜자 내지 한국어와 한국문화교육 대상자로 자리매김시켜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주변화되고 말 것이다. 결론적으로 결혼이주여성의 인권을 위해 국제결혼중개업에 대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체류를 위해 체류문제나 국적취득문제를 하나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권 보장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 |||||||||
기사입력: 2009/04/20 [16:49]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