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종 차별적 국제결혼 중개 및 광고에 반대하는 진정서의 취지 및 이유 개요
소라미(변호사,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1. 피진정 국제결혼중개업자의 여성·외국인을 상품화하는 국제결혼 중개 행위 및 국제결혼 광고 행위는 성별·출신지역 등을 이유로 한 여성, 베트남·필리핀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입니다.
현재 국제결혼 중개·광고 행태는 외국인 여성들을 통제·관리하여 성혼률을 높이고, 이탈률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결혼 중개업자에게 여성의 이탈은 이후 남성에게 담보 책임(재 맞선 제공, 수수료 반환 등)을 져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서는 잠재적 서비스 이용자인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사업 평판이 훼손되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에 처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국제결혼 중개 행위 및 국제결혼 광고 행위는 ‘국제결혼 중개 서비스’라는 용역의 이용과 관련하여 국제결혼중개업자가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출신’의 이용자와 ‘내국인’ 이용자를, ‘여성’ 이용자와 ‘남성’ 이용자를 구별하여 출신지역·인종에 따라, 성별에 따라 불리하게 취급·대우하고 있으므로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별·출신지역·인종 등을 이유로 한 ‘사인간 차별행위’에 해당합니다.
2. 피진정 지방자치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의 관할지역내 옥외 광고물에 대한 관리·규제 의무 해태로 인하여 여성, 베트남·필리핀 등 외국인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습니다.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 의하면 현수막, 벽보, 전단지의 표시·설치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은 신고제로 규정되어 있습니다.(위법 제3조) 따라서 현수막·벽보·전단지를 표시·설치하고자 하는 자는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신청서 수리 단계부터 게시 단계에 이르기까지 광고물의 내용이 동법 제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음란 또는 퇴폐적 내용 등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의 금지 광고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신고의 반려처분 또는 제거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관리 감독의무가 있습니다. (위법 제5조, 10조 )
피진정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관할 구역내 여성을 상품화하고 베트남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확산·강화하는 옥외광고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을 해태함으로써 여성, 베트남 등 해당 국적의 외국인, 이미 국제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는 국제결혼 가정 구성원(배우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2세까지 포함)의 인격권, 명예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습니다.
3.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의 국제결혼 중개행위와 온라인·오프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국제결혼 광고 행위는 여성, 베트남·필리핀 등 외국인에 대한 인격권·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우리 사회에 여성과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확산하는 것으로서, 정부는 이와 같은 인권 침해적이고 차별적인 국제결혼 중개행위 및 광고행위를 단속·규제할 수 있는 통합적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할 것입니다.
현재 국제결혼중개업은 ‘자유업’으로서 정부로부터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자유로이 국제결혼 중개업 및 광고 행위를 영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현재 국제결혼 광고 행위는 옥외광고물 이외 신문, 생활정보지 등 무가지, 인터넷 공간을 통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법제도하에서는 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인권침해적이고 성 차별·인종 차별적인 국제결혼 광고를 게시하는 광고주 등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정부의 국제결혼 중개업에 대한 무개입 정책으로 인하여 누구나 손쉽게 국제결혼 중개업으로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는 국제결혼 중개업의 난립, 왜곡된 시장 형성, 왜곡된 국제결혼 중개·광고 행태 등의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정부는 여성의 상품화, 베트남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의 확산·강화를 조장하는 국제결혼 중개·광고 행태를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여 헌법 제36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혼인과 가정생활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하여야할 국가의 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