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상담원 교육을 마치면서..
김인자
3개월 동안 친구들이랑 함께 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원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상담의 기초원리와 기법부터 시작하여 제가 처음 접하는 젠더의식, 다문화 감수성, 대화의 기법 등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그 과정이 더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쉬워보였지만 어려웠던 의사소통과 가족조각기법을 통해 내가 직접 상대방의 입장에서 경험해 보면서 재미있고 쉽게 가족지간의 모순, 문제점 등을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체류관련 법률과 국적법을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더 상세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우리 이주여성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단체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 이주여성들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 어려움을 일일이 다 해결해 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잘 하는 자국어로 누구를 위해 상담을 한다는 것도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특히 통역 상담이라는 위치가 더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줄 수 있으려면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더 열심히 공부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국제결혼을 한 이주여성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평등하고 존중받으면서 행복하게 살려면 우선 우리 자신들이 스스로 자기의 권리를 지키고 주장해야 하며 또한 서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우리 이주여성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내가 상담원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우선 정확한 정보를 많이 공부하여 상담 받으러 온 내담자에게 알려주어 내담자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며 이주여성과 한국인 남편 사이에서 중립이라는 입장을 지키면서 교량 역할을 하여 보다 더 잘 살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내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상담자, 항상 겸손하고 내담자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담자, 또한 더 나은 상담을 위해 자기충전을 할 수 있는 상담자가 되고 싶습니다.